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데다 저금리 영향으로 여유자금이 대거 미분양아파트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사마다 계약금 인하,중도금 전액 무이자대출 등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내세워 잔여물량은 하루가 다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전세금 급등에 놀란 세입자들도 많이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 건설업체 현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말 미분양 주택수는 4만1천5백2가구로 지난해 7월 6만3천3백73가구보다 34.5%나 줄었다. 지난 6월(4만5천1백53가구)보다는 무려 8.1%나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중소형 평형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마다 두 자릿수의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한 자리수도 저층과 고층 일부여서 사실상 말이 미분양이지 분양완료나 마찬가지라는 게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반 아파트뿐만 아니라 대형평형의 주상복합도 미분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남광토건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중인 "삼성동 쌍용 플래티넘"의 경우 대부분 대형평형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 목적의 유동자금이 몰려 최근 분양을 거의 완료했다. 해약된 일부 가구만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서울 서초동 남부고속버스터미널역 인근에 분양중인 "서초 현대 슈퍼빌"도 지난달 중순이후 3주동안 86,90평형 30여 가구의 계약이 이뤄졌다. 분양대행을 맡은 에이스기획의 전광주 팀장은 "입지 여건과 계약조건이 뛰어난 게 주효했다"며 "최근 들어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미분양물량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주택의 소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쌍용건설이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에 짓고 있는 "오포2차 쌍용스윗닷홈"도 최근 들어 잔여가구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하루 평균 30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어 꾸준히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쌍용측은 기대했다. 경기도 용인 수지 성복리에 들어서는 "수지 LG빌리지6차"는 지난달부터 계약금 10%에 중도금 40%를 무이자로 융자하는 조건을 내건 이후 한달동안 3백여 가구가 계약됐다. 미분양 아파트가 급속히 소진되는 데는 미분양 아파트가 가진 매력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금융 대출 혜택으로 인해 분양 아파트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동호수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 잘만 선택하면 로열층을 잡는 횡재도 할 수 있다. 공사가 이미 진행중이어서 입주시기도 빠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미분양 아파트는 당초 분양가로 공급되며 공사가 진행돼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시점으로 접어들고 있어 투자메리트가 높다"며 "그러나 한번 미계약됐던 아파트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주변여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