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은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4층 통일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에 따른 입장을 밝혔다. 임 장관은 이날 "현정부의 대북정책이 총체적 실패라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저의 진퇴와 별개로 대북화해협력정책은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앞으로 민간교류 원칙과 방향은. ▲8.15행사 승인 책임자로서 일부 돌출행동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화해.통일운동은 정치인만의 독점물이 될 수 없고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화협, 7대종단, 통일연대가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추진본부를 구성해 단일 창구를 만든 것 자체가 역사상 처음이다. 금강산의 6.15 토론회, 노동단체 행사, 농민행사 등에서 우리 단체들이 행사를 주도했고 북측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앞 행사를 허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측이 입장을 바꿨고 지도층 인사들이 '뭐 무서워 장 못 담그냐'며 정부에 진정해 왔다. 정부의 가이드 라인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해서 승인했고, 또 방북교육도 철저하게 실시했다. 일부 돌출사고는 유감이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민간교류가 위축돼선 안된다. 앞으로 민간교류는 키워나가야 한다. 이런 돌출행동은 여러 번 방북하는 과정에서 점차 줄어들 것이다. 동서독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때마다 국민과 언론의 애정어린 조언이 있었다. 민족이 나갈 역사적 방향과 우리가 처한 시대에 대한 소명을 가져야 한다. --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비서 제주 동행 등에 대해 지적이 많은데. ▲김 비서는 카운터 파트로 제주도에서 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룩한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초청한 것이다. 국방장관회담 등 합의도 만들어 냈다. 북한의 책임자를 초청했고, 북측이 초청에 응해 제주도에 동행한 것이다. 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귓속말을 나눈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있다.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김 위원장이 불러서 갔고 김 위원장은 '사모님(이희호 여사)이 왜 안보이냐'고 물어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모셔오라고 해서 사모님을 모셔왔다. TV로도 보지 않았느냐. 단순히 귓속말을 한다고 해서 음모를 꾸미는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대북포용정책을 입안.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소회와 향후 거취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7년 가까이 모시고 남북문제를 보좌해온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개인적으로는 쉬고 싶다. --해임건의안 통과에 따라 사표를 낸 것인가. 내각 총사퇴로 사표를 낸 것인가. ▲어제(3일) 사표를 써서 오늘 국무회의가 끝난 뒤 국무총리에게 제출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모두 함께 사표를 제출하자고 해서 제출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