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 대열에 선 '10代 중고생들'] 공부.사업 '틴틴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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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10대(代) 창업'이 붐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와 돈벌이에 대한 관심'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된 데서 1차적인 배경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한다.
앞날이 불투명한 장기 불황과 인터넷 기술의 확산이 맞물린 시대적인 특수성도 청소년 창업을 촉진하고 있다.
오는 23일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공식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는 암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인 좌절로 고통받고 있는 부모 세대를 지켜보면서 10대들은 일찌감치 '경제자립' 의지를 다졌고 이런 정서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인터넷의 확산으로 큰 자금이나 후원자 없이도 쉽게 사업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도 청소년 창업을 촉진하는 또다른 기폭제가 되고 있다.
10대 창업을 정책적인 차원에서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중인 중소기업특별위원회 관계자는 "10대 창업자들이 모두 캐나다의 키스 페이리스(세계적인 웹사이트 디자인전문업체의 12세 사장)처럼 성공할 수 없다 할지라도 한국 벤처에 새로운 도전 풍토를 확산시키고 청소년들의 자립심과 도전의식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청소년들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큰 보탬이 되는 것으로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 청소년 창업붐 사례분석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뒤편에 있는 다드림커뮤니케이션은 국내 10대 창업 벤처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청소년 벤처 가운데 전형적인 '기업형 모델'인 이 회사는 작년에 도메인 등록대행 서비스 등을 통해 5개월동안 6천8백만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표철민(16) 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작업할 수 있어 다드림 직원 중에는 인천 대구 군산 등 지방 고등학생들도 있다"며 "매월 30만∼50만원을 월급으로 지급하고 있고 이달에는 일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10대 창업 벤처기업들은 인터넷 및 컴퓨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곳이 많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익숙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 기업수가 늘면서 사업분야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튜브형 모자' 등 발명품을 사업화한 그린아이디어뱅크, 문화사업에 나선 GMG청소년문화기획이벤트그룹 등이 그것이다.
GMG의 이계덕(15.서울 광운중 3학년) 사장은 "청소년 문화는 청소년들이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나섰다"며 "인터넷 방송이나 소프트웨어 제작과 같은 일도 하지만 각 학교 축제나 청소년 대상 이벤트에서 개그와 음악 공연을 선보이는 문화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소년운동과의 접목-비즈쿨(BizCool) =자발적으로 일고 있는 청소년 창업 붐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운동이 비즈쿨이다.
비즈니스와 스쿨의 합성어로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뜻이다.
10대 창업이 사업 마인드에서 앞선 일부 청소년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청소년들이 경제와 비즈니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음으로써 자립 의지를 키우고 구체적인 기회를 빨리 갖도록 하자'는 민관합동 운동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청소년거리위원회 안승환 대표를 중심으로 중기특위 등 정부 부처와 대기업 및 벤처기업들까지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안 대표는 "1단계로 한국청소년비즈니스센터(가칭)를 설립, 프로젝트의 운영 주체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를 통해 전국 주요 지역에 교육 장소를 마련, 벤처기업인 회계사 컨설턴트 등의 자원봉사자들과 정해진 연수를 마친 강사(mentor)를 통해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비즈니스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에겐 창업에 필요한 자금과 각종 지원이 주어진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