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차세대인터넷 변환기술이 인터넷 국제표준화기구인 IETF에서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됐다. 국제표준안으로 꼽힌 기술은 대부분 국제표준(RFC)이 된다는 점에서 한국이 차세대 인터넷 변환기술을 선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ETRI 차세대인터넷표준연구팀(팀장 김용진 박사)은 20일 정보통신부 국책과제인 "차세대 인터넷 주소변환기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인터넷주소 변환기술 2건을 개발, 지난 6일부터 열흘동안 런던에서 열린 IETF 회의에 상정해 표준안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표준안으로 채택된 ETRI의 기술은 IPv4 인터넷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현행 인터넷망과 IPv6 프로토콜을 채택할 차세대 인터넷망을 연결해주는 변환기술.3~5년내에 IPv4 인터넷주소가 고갈돼 IPv6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핵심기술로 꼽힌다. ETRI가 제안한 변환기술안은 한두차례 공식회의에서 수정된 뒤 내년 상반기께 국제표준으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TRI는 변환기술 국제표준안이 조기에 국제표준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미국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컴팩을 표준안 작성에 참여시켰다. 개발을 주도한 김용진 팀장은 "우리가 개발한 차세대 인터넷 관련 기술이 처음으로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인터넷 '소비강국'이라고 깎아내리곤 했는데 이제는 '기술강국'이란 말도 듣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IETF가 채택한 ETRI의 기술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IPv4 인터넷망의 응용 프로그램들이 IPv6 인터넷망에서도 그대로 사용될 수 있게 해주는 변환기술 IPv6 차세대 인터넷망과 현행 IPv4 인터넷망의 연결을 지원해주는 변환기술 등 2가지이다. IETF의 인터넷 기술표준은 약 3천1백건이 있는데 대부분 인터넷 종주국인 미국 기업들이 만든 것이고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도 지난해에야 처음으로 기술표준이 채택됐고 채택 건수도 3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