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가 경기를 살리기는 커녕 금리생활자 등 개인들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재정경제부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 투자는 되살아나지 않고 내수 소비가 위축되는 부정적 효과만 나타나는게 아니냐는 우려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두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하(0.5%포인트)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10% 가까이 줄어들었으나 투자가 늘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로 퇴직자 등 금리생활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를 거꾸로 침체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업의 금융비용 절감이 투자나 생산활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든게 아니냐"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로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금리인하는 돈을 빌려쓰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감축을 의미하지만 금리생활자에게는 금융소득이 줄어드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 금리인하가 경기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활동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저축보다는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재경부 일각의 주장이다. 한국은행 정규영 정책기획국장도 "금리생활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제도보다 퇴직금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개인들의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동의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회사들과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나동민 선임연구위원은 "금리인하 효과가 이중적인 만큼 결국은 정부가 어떤 후속 대책을 내놓는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