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토종과 용병들의 홈런 대결이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페넌트레이스가 ⅔ 지점을 통과한 6일 현재 홈런 레이스는 토종 거포의 자존심인 `라이언킹' 이승엽(삼성)과 2명의 용병 슬러거인 `수입갈매기' 호세(롯데), `흑곰' 우즈(두산)의 3파전으로 요약된다. 이승엽은 5일 현대전에서 9회 26호 홈런을 터뜨려 호세와 홈런더비 공동선두에 올라서며 다시 한번 치열한 선두다툼을 예고했다.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단독질주했던 이승엽은 홈런수가 4월 6개, 5월 7개, 6월 9개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본격 더위가 시작된 7월에는 3개로 곤두박질쳐 지난 97년, 99년에 이은 홈런왕 등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지난 99년 54홈런의 이승엽이 특유의 몰아치기가 살아난다면 용병들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런 공동선두인 호세의 파워는 가히 위력적이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무려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호세는 6월 4개로 주춤했으나 7월에 다시 6개를 치며 홈런 페이스가 살아나고 있어 올 시즌 홈런왕 후보군 중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받고 있다. 특히 호세는 올 시즌 홈런 공동선두를 비롯해 타격(타율 0.357), 타점(82타점),출루율(0.506), 장타율(0.71) 등 공격 5개 부문 1위에 오르며 84년 이만수가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달성했던 `타격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호세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타격 3관왕은 물론 공격부문 5개 타이틀을 휩쓰는 첫 용병타자가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승엽과 호세에 이어 홈런더비 3위에 마크된 우즈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98년 용병타자로 첫 홈런왕의 영광을 안았던 우즈는 6월 10개의 홈런을 몰아친 여세를 몰아 7월에도 5개의 홈런을 추가, 홈런포를 본격 가동하며 이승엽과 호세를 위협하고 있다. 또 후발 주자군인 조경환(롯데.22개)과 데이비스(한화.21개), 마르티네스(삼성),박경완(현대. 이상 20개)도 20홈런 고지에 오르며 홈런 선두 진입 기회를 호시탐탐엿보고 있다. 점점 가열되는 올 시즌 홈런 레이스에서 누가 최종 타이틀을 거머쥐며 홈런왕에 등극할 것인지가 무더운 날씨와 더불어 그라운드를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