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극동 하산지역에서 고(故) 김일성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북-러우호의 집' 이른바 '김일성 집'을 방문한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하바로프스크에서 70km떨어진 뱌츠코예 마을을 방문할 수 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전했다. 뱌츠코예 마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김일성 주석이 소련군 88여단 소속 한국인 부대를 지휘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하산 지역에서 콘스탄틴 풀리콥스키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리인 및 현지 관리들과 잠시 만나고 김 주석이 지난 1984년 당시 소련방문 때 앉았던 의자가 비치된 '김일성 집'을 들른뒤, 본격적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이용한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객차 21량으로 구성된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이날 1시간 가량의 바퀴 교체작업을 벌인뒤 TSR 하산 지선에서 벗어나 TSR 우수리스크 본선으로 접어들었다. 김위원장은 모스크바로 오는 도중 이르쿠츠크와 노보시비르스크 등지를 방문하며, 특히 옴스크에 들러 탱크 등 방산 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그는 다음달 4∼5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협력, 한반도종단철도(TKR)과 TSR 연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미사일 방어에 관한 문제는 주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모스크바의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57년과 1959년 아버지인 김주석을 따라 당시 소련을 방문했다. 그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94년 북한 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두차례의 중국밀행에 이어 이번이 3번째 외국방문이다. 러시아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한이 약 10일이라고 전하고 있어 귀국길엔 비행기를 이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