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를 방문중인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외상과 회담을 갖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교과서 왜곡이 과거문제가 아닌, 미래의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한편, 교과서의 수정거부가 한.일관계의 근본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일본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다나카 외상은 이에 대해 "교과서 문제는 외무성이 아닌, 문화과학성이 담당부서"라며 "현재 나와 있는 수정 외에 추가로 수정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해 앞으로도 커다란 진전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장관은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다나카 외상은 "아직 8월 15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일본으로 돌아가는대로 고이즈미총리에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전몰자 2만1천여명의 명단을 삭제해줄 것을 일본 정부에 요청했으며, 다나카 외상은 이같은 요청을 야스쿠니신사측에 전달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정부 관계자가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 "정부가 이미 주일 대사관과 지난주 남쿠릴열도 조업문제로 일본 외무성의 마키타 구니히코(木+眞田邦彦) 아태국장과 협의하는 계기를 통해 한국인 전몰자 명단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일 외무장관은 남쿠릴열도 주변수역 꽁치조업을 둘러싼 어업분쟁 해결방안과 관련,향후 외교.수산당국간 회의를 열어 절충을 계속 시도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한국측의 꽁치조업 문제는 어업의 문제가 아닌, 영토의 문제"라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일간 절충에 난관이 예상된다. 이 회담에서 한 장관은 최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의장성명에 한반도 조항이 삽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것을 평가했으며, 다나카 외상은 오는 9월부터 한국이 유엔총회 의장국을 수임하는 동안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권경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