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화여대 응용정보처리과 장영현(45) 교수는 "캠퍼스 회장"으로 통한다. 지난 98년 자신이 중심이 돼 설립한 전자상거래창업센터 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곳에는 장 교수의 경영 및 기술 지도를 받는 계열사가 20여개 입주해 있다. 계열 기업수에 비하면 적지만 직원수도 50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창업센터를 거쳤거나 기술지도를 받은 기업을 다 합치면 3백개 가까이 된다. 대부분 인터넷이나 컴퓨터 관련 벤처업체들이다. 장 교수는 그러나 굵직한 업무만 결정하는 여느 기업 회장과는 다르다. 하나에서 열까지 자신이 직접 챙기는 실무형이다. CEO역할은 기본이다.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CTO(최고기술책임자)에서 돈을 끌여들이는 CFO(최고재무책임자) COO(최고영업책임자)까지 1인 4~5역을 맡고 있다. 장 교수는 "전문대가 4년제 대학과 당당히 맞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용화 기술의 메카가 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 지난 98년 교육인적자원부의 특성화 자금을 지원받아 2년제,4년제 대학을 통털어 국내 최초로 대학내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요즘 국가기술자격시험의 인터넷 종합관리시스템을 해외시장에 수출하느라 무더위를 잊고 산다. 창업센터내 벤처기업중 하나인 (주)넷플라이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인터넷상에서 원서를 접수하고 합격자를 관리하는 국내 최초,최대 온라인 국가시험 관리시스템(www.PassOn.co.kr). 이미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국가기술자격 워드프로세서시험에서 10만명이 넘는 수험생의 원서를 인터넷으로 무난히 접수하는 등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장 교수는 이 시스템의 수출을 위해 현재 세계 최대 인터넷 교육 및 원서접수업체인 미국 엠바크(www.embark.com)사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베트남 중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국가기술자격시스템의 해외 수출은 단순히 시스템 수출에서 그치는게 아니다"며 "행정제도 시험문제 금융결제시스템 네트워크기술 등을 포함한 시험문화 자체를 수출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빠르면 오는 8월 전국 1백58개 전문대 입시의 인터넷 원서접수와 전문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www.passok.co.kr)를 개발,오픈할 계획이다. 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전문대내 벤처창업센터들이 개발한 제품을 공동 브랜드화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인하대 전자계산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장교수는 지난 86년부터 5년간 미국 웨스팅하우스 공장자동화 계열사인 한국웨드시스템에서 근무한 후 배화여대로 자리를 옮겼다. 장 교수는 "지난번 직장에서 너무 바빠 대학으로 옮겼지만 오히려 아내,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더없어 미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아침 9시에 출근해 퇴근은 보통 밤 11시.물론 방학은 반납한 지 오래됐다. 장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주문하려고 강의시간표 옆에 붙어 있는 음식점들의 전화번호를 뒤적였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