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닥지수가 7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렇다할 재료가 없는 코스닥시장이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락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투자심리가 급랭,투매로 이어지면서 빚어진 결과다. 증권전문가들은 하락추세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월4일 저점(64.34) 근처에서 반등여부를 지켜본 뒤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기업실적발표 결과가 시장흐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이 불안하다=시장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수급불균형은 오히려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투자자의 '실탄'인 고객예탁금은 7조원대서 맴돌고 있고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외국인도 연일 순매도세다. 외국인은 이달들어서만 8백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시장의 버팀목이 빠져나간 셈이다. 반면 기업의 신규등록과 CB(전환사채) 등의 주식전환물량은 연일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수급사정을 짓누르고 있다. 신규등록물량만 해도 지난 6월 4천7백억원에서 이달에는 8천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기금의 주식매수도 거래소시장에 국한돼 있어 기대를 걸기 어렵다. 특히 해외변수인 나스닥시장 동향이 만만치 않다. 지난 주말 기업실적악화에 따른 나스닥지수 하락으로 다시 2,000선이 시험받고 있다. 이에 따라 11일(현지시각) 모토로라와 야후,12일 AMD,주니퍼네트웍스,다음주에 예정된 델컴퓨터 인텔 노텔의 실적발표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중 대부분은 이미 예비실적이 발표돼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하지만 불안심리는 여전하다. 교보증권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나스닥시장이 반등했던 지난 4월과는 달리 이번에는 추가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실적발표를 앞둔 기업들의 손실폭이 확대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어 섣부른 낙관론을 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차 지지선 64=나스닥지수 2,000선 지지가 실패할 경우 코스닥지수는 직전 저점인 지난 4월의 64선까지 밀릴수 있다는 게 대부분 시황분석가들의 전망이다. 지수 70선에는 이미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 손범규 선임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어 박스권을 하향이탈한 코스닥지수가 70선에서 지지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 선임연구원도 "지수 70선은 어정쩡한 위치일 수 있다"며 "전저점인 지수 64선을 확인한 뒤 반등을 모색하는 게 지수부담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략=바닥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는 보수적인 전략을 권했다. 나스닥시장도 기업실적발표에 따라 등락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이 단기반등의 조짐이 나타날때 실적주와 개별재료주를 공략해도 늦지않다는 주문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