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 장세다. 시장에 참여해야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데다 막상 사려고 해도 마땅한 종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로 일부 우량 은행과 증권에 선취매가 나타나고 있으나 강하지는 않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하나둘 호전되면서 경기회복 전망이 힘을 얻고 있지만 기업 실적경고가 지속되며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소프트웨어, 인터넷보안, 화학 등 업종에서 줄이은 실적경고가 다우와 나스닥지수를 떨어트렸다.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7월 전경련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04.6으로 둔화되는 등 한풀 꺾였다. 미 정보기술(IT)산업의 불황 지속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 침체가 지속됨에 따른 심리악화로 설명된다. 이렇듯 뒤숭숭한 분위기속에서 투자주체의 시장참여가 뜸한 가운데 거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주체는 이번주 말 나오는 미 실업률지표에서 다시 한번 경기흐름의 방향을 확인하기 전에는 섣불리 매매하지 않겠다는 표정이다. 이에 따라 주가는 당분간 580을 지지선으로 삼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업체의 실적치 발표와 중순부터 나오는 물가지수, 고용비용지수, 내구재 주문량 등을 거치면서 주가는 아래든 위쪽이든 방향을 잡을 것이다. 국내 업체의 2/4분기 실적치도 둘째주부터 차차 발표될 것임에 따라 이에 따른 종목고르기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현대차 등 실적 우량주가 가격 부담으로 일단 제동이 걸렸다"며 "반기실적 발표를 통해 실적이 호전되고 저평가된 종목이 부상하면서 '얼굴마담'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용찬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과 옵션을 동시에 내놓으며 차익실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에너지 공급이나 가격메리트가 없는 가운데 다음주 초까지 580선이 무너질 경우 540선까지 지수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3분 현재 590.37로 전날보다 3.94포인트, 0.66%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0.83포인트, 1.07% 내려 76.82를 가리켰다. 코스피지수선물 9월물은 72.55로 0.50포인트, 0.75% 내렸다. 거래소에서 1억2,217만주와 5,855억원이 손을 바꿔 전날과 비슷한 거래침체가 빚어졌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다시 외국인 매도공세에 약 1% 내리는 등 시가총액 상위5개중 포항제철을 제외한 나머지가 하락했다. 신한은행과 삼성증권 등이 금통위 금리인하 기대감에 소폭 상승중이나 오름폭이 차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6월 실적 부진으로 전날에 이어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다 상승세로 돌아섰다. 거래소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80억원과 80억원 매도우위고 기관은 투신을 중심으로 320억원 순매수로 590선 방어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조기화 기대로 강세를 유지중인 가운데 KTF, 국민카드, 기업은행이 내리며 지수하락을 주도중이다. 새롬기술, 엔씨소프트, 다음, 옥션, LG홈쇼핑, 핸디소프트 등도 2% 안팎 내렸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