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는 총 3천290억달러 규모의 내년도 국방비를 의회에 요청하고 경비 절감의 일환으로 B-1B 폭격기를 3분의 1 이상 감축하고 기지도 일부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7일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2 회계연도의 국방예산 요구액은 지난 2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잠정 예산보다 184억달러가 많고 올해 예산보다는 33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연장시키려면 앞으로 수 십년동안 닥칠새롭고 다른 위협에 지금 대비해야 하며 그들이 결국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클린턴 행정부는 핵심 분야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채 안일한 자세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날 의회에 제출된 국방 예산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B-1B 폭격기 감축 계획으로 럼즈펠드 장관은 현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93대에서 33대를줄이고 B-1B 폭격기 기지는 텍사스주 다이에스 공군기지와 사우스 다코다주 엘스워스 공군기지등 두 곳으로 통폐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브 자케임 국방부 재정 담당관은 B-1B 폭격기 감축으로 2002년에 1억6천500만달러를 절감해 나머지 B-IB 폭격기의 현대화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1B는 당초 옛 소련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후방 깊숙한 곳에 핵폭탄을 투하할 장거리 폭격기로 개발돼 베트남전 이래 활용되고 있는 B-52 폭격기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럼즈펠드 장관은 이번에 B-1B를 감축하고 그대신 B-52 폭격기를 유지시키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B-IB 폭격기 기지가 있는 조지아주, 캔자스주 및 아이다호주 출신 의원들은 기지를 폐지하거나 축소시킬 경우 해당 지역에서 실업이 대거 발생한다는 점을들어 저지 투쟁을 다짐하고 있어 의회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의원은 특히 부시 대통령과 토머스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고향인텍사스와 사우스 다코다의 기지만 남게 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