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로 접어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휴전이 끊이지 않는 유혈충돌로 20일 붕괴위기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아리엘 샤론 총리 주재로 안보각료회의를 열어 기존의 휴전 정책 지속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지만 휴전은 이미 실패로 돌아갔으며 강경대응으로맞서야 한다는 여론과 경고가 잇따라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샤론 총리는 앞서 19일 시몬 페레스 외무,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 등 핵심안보각료들과 회의를 갖고 최근의 상황을 논의한 결과, 추가적인 휴전 이행조치를중단하고 안보각의에서 휴전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샤론 총리 주재의 핵심 안보각료회의에 참석했던 엘리저 국방장관은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휴전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응방안을 재검토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도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과의 휴전이 붕괴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레스 장관은 이스라엘 주재 유럽국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중재의 휴전이 발효된 이후 팔레스타인측이 50건 이상 휴전을 위반했음에도 이를 중단시키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엘리 이샤이 내무장관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폭력을통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기존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며 "이제 자제의 정책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정보사령관인 아모스 말카 소장 역시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휴전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폭력의 소강상태는 일시적일 뿐이며팔레스타인측에 의해 폭력사태가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카 소장은 아라파트 수반이 진정한 휴전에는 관심이 없이 "불길에 바람을 지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아라파트 수반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회담한뒤 기자회견을 통해 오히려 유대인 정착민들이 폭력사태를 조장하고 있다며 휴전안 준수 여부를감시할 국제참관단의 조속한 파견을 거듭 촉구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우리는 휴전과 미첼보고서에 반하는 어떤 행위나 입장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 18일 미국 중재하에 긴급 안보회담을 열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일 다시 3자 안보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나 이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휴전안은 20일까지 이스라엘측 봉쇄해제 일정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이-팔 양측간에 휴전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특별한 돌발사건이 없는 한 샤론 총리가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때까지는 `자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이스라엘 신문들이 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오는 26일 워싱턴에 도착, 조지 W. 부시 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을 만나 당면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19일에도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박격포 공격이 계속되고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4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는 등 양측간 유혈충돌은 끊이지 않았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