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그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주식거래를 중개해주거나 기업금융 관련 업무만을 해오던 데서 벗어나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소매부문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프랑스계 증권회사인 엥도수에즈 더블유아이카증권 서울지점 이옥성(45) 지점장은 "올들어 경기가 바닥을 찍었느냐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는 것 자체가 지난해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좋은 신호"라며 "미국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면 한국 증시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4년 한국에 진출한 엥도수에즈는 지난해 35명의 직원으로 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올들어 이미 5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고 연말까지 애널리스트와 해외영업 담당을 5∼6명 정도 더 뽑을 예정이다.

또 최근 서울 교보빌딩 17층에서 19층으로 이전하면서 사무실 공간을 2배 정도 늘렸다.

이옥성 지점장은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한국투신에서 14년 동안 조사와 국제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95년부터 엥도수에즈에서 일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엥도수에즈의 경우 아시아 시장 전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가운데 40% 이상을 한국 시장에서 얻고 있습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회사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 지역 수익의 30∼40%를 한국에서 벌고 있습니다.

한국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최근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도매부문에서만 활동해 오던 외국계 증권사들이 서서히 소매부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이제는 소매부문도 돈이 된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소매부문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지점망을 갖추기 위해 한국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려 들 것입니다"

-외국계가 토종 증권사들끼리 경쟁해 오던 소매부문에 뛰어들면 국내 증권사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텐데요.

"그동안 도매부문에서도 한국 증권사들은 외국계 때문에 많이 고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외국계를 통해서 거래 주문을 내는 바람에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금융 노하우로 무장한 외국계에 맞서기 위해서는 한국 증권사들의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92년 증시 개방 이후부터 밀려들어온 외국자본에 대해 국내에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외국자본은 한국 자본시장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증시 개방 이후 IMF 외환위기때를 제외하고는 외국자본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 왔습니다.

국내에서 단기투기자본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자본은 한국 증시에서 장기(long-term)투자를 해왔습니다.

또 외국자본은 한국 증시의 리서치 분야가 성장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엥도수에즈 서울지점의 계획은.

"오는 7월부터 유럽계 뮤추얼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수익증권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