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의 올해 인기 작품 자크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가 최근 막을 내렸다.

주인공 호프만의 첫사랑,인형 올림피아 역을 맡은 조수미는 완벽한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인형처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에 트위스트 춤까지 추며 그 높은 음을 거의 초인간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마지막 공연 후 수 차례의 커튼 콜이 있었다.유럽 오페라 팬들은 주로 상류층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조수미에 대한 반응은 거의 광적이었다.

조수미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주인공 남자 성악가에게 미안할 정도로 마치 조수미 독창회에 온 듯한 분위기였다.

이번 작품은 한 달에 걸친 장기 공연이었지만 4개월 전에 이미 좌석이 매진됐다.

공연을 놓친 팬들의 성화에 바스티유 오페라는 2005년 앙코르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유럽내 인기도와 영향력은 굉장하다.IMF발생 직후 외자유치가 시급했을 때는 민간 경제사절 역할도 멋지게 해냈다.당시 권인혁 주불 한국대사는 프랑스 대기업 총수들을 한자리에 모으려 했지만 쉽지 않자 로마에 있는 그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평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초대를 거절하던 대기업 회장들이었지만 조수미의 독창회가 곁들여진 저녁식사엔 부부동반으로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에드워드 왕자의 포르투갈 공식방문에 특별초청을 받았다. 조르세 삼파이오 포르투갈 대통령과 각료,영국 왕실 가족,경제계 인사 1백여명이 참석한 독창회에서 포르투갈 및 영국 민요를 비롯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소개했다. 양국 친선행사에 초대된 것은 에드워드 왕자 부부가 열렬한 팬이란 이유도 있지만 포르투갈에서의 인기 또한 대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수미는 ''온리 러브'' 음반이 유럽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포르투갈의 최고 인기 아티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이날 저녁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가는 조수미를 보며 그 브랜드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 상류층 사회에 깊이 자리잡은 한국산 고급 브랜드 ''수미 조''를 우리나라 이미지 제고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