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 내리 하락하며 1,300원대 아래로 내려섰다.

지난달 19일 1,298원에 마감된 이후 2주만에 처음이며 지난 3월 16일 1,292.3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개장하자마자 1,300원을 하향돌파했으며 장중 제대로 된 반등시도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시장참가자들의 달러사자(롱)심리는 급속도로 약해져 달러팔자(숏)마인드가 우세했다. ''상승세가 잡혔다''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30원 낮은 1,29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가가 급등락한 후 장중 움직임은 박스권이나 움직임이 둔해지는 양상이 이날도 되풀이되며 1,294∼1,295원대에서 주로 거래가 체결됐다.

달러/엔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아래쪽으로 바라본다면 좀 더 밀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1,300원이 뚫린 후 당분간 1,300원에 안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외환시장 분위기가 상당히 양호하게 돌아서 밀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주식순매수 행진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 공급된다는 것이 그 신호"라며 "내일은 엔화환율과 역외세력 움직임이 관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1.287∼1,297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거의 멈춰있으나 누그러지는 분위기다"며 "대통령의 물가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엔이 이날 1,065원 수준에서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주식자금 유입과 달러/엔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 내일은 1,290∼1,300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환율 급락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수출이 지난달부터 감소세인데다 환율마저 빠지면 환율이 오르는 것 이상으로 경제전반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며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시가 수출과 상충돼 정부의 정책적인 조율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달러/엔 정체 및 달러공급 우위 =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이 연휴를 맞아 휴장인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121엔대 중반 흐름을 지속했다.

2일 뉴욕장에서 121.70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침체됐으나 소폭 하락한 선에서 움직였다. 방향을 잡기에는 아직 미흡한 상황. 장 중반 121.30엔대까지 내려서기도 했으나 후반 들어 121.50엔대를 회복했다.

역외세력은 이날 개장초부터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정리를 위한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며 환율하락을 주도했으며 매수세는 극히 약해졌다.

업체들은 1,300원 아래로 내려선 환율로 인해 선뜻 네고물량을 내놓지 못했으며 1,293∼1,295원선에서 저가인식 달러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버거운 모습이었다. 큰 규모의 급한 결제수요는 월말에 이미 당긴 터라 당분간은 소규모로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장중 물량이 딸리기도 했으나 공급이 많아지면서 달러잉여상태로 장이 마감돼 물량부담은 남아있는 상태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달러/엔이 사흘 내리 하락세를 보이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00원 초반까지 근접했음을 반영, 전날보다 5.70원 낮은 1,297.10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역외세력의 달러팔자로 인한 내림세와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와 결제수요 등의 반등시도가 혼재된 가운데 엔화움직임에 연동돼 1,294∼1,298원대에서 등락을 반복, 1,295.20원에 오전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환율은 0.10원 오른 1,295.3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 달러/엔 환율의 횡보세에 발 맞추며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공급으로 전 저점인 1,293.5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제수요가 나오고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인 일부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소폭 반등, 1.294∼1,295원대를 오갔다.

장중 고점은 1,298.50원, 저점은 지난달 19일 기록한 전 저점과 동일한 1,293.50원을 기록했다. 등락폭은 5원이었으나 장중 움직임은 둔했다.

국내 증시에서 5일 내리 순매수를 이어간 외국인 주식매매동향도 환율하락을 도왔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11억원, 코스닥에서 5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9,5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2,47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9억7,230만달러, 8억5,7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295.30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