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과 더없이 푸른 잔디밭.

그리고 그 위를 가득 메우는 젊음의 열기.

5월의 캠퍼스에 축제시즌이 돌아왔다.

대학의 축제는 시대 변화에 따라 풍속도를 달리했다.

1960∼70년대엔 쌍쌍파티와 포크송으로 대표되는 유희적인 축제가 성행했고 1980년대 이후엔 축제가 대학인의 신념과 사상을 펼치는 장으로 탈바꿈했다.

명칭도 ''대동제''로 변했다.

통기타 대신 풍물패가 전면에 나섰고 축제의 마지막은 늘 ''투쟁''으로 이어졌다.

대학가의 굵은 흐름으로 맥을 유지하던 이같은 대동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물놀이 자리에 록과 힙합이라는 음악이 스며들었고 지난해 모 대학의 축제 프로그램엔 서바이벌 게임이 포함돼 복학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올해의 축제 역시 지난해 분위기를 이어간다.

대동제보다는 ''페스티벌''에 가까운 행사가 늘었다.

5월 캠퍼스 축전의 첫 테이프는 고려대학교가 끊는다.

축제기간은 5월4일에서 9일까지.

고려대는 올해 처음으로 전체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기자랑대회를 연다.

고대인의 숨은 재주와 끼를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컴퓨터 CD플레이어 등의 상품도 내걸었다.

오는 7일 민주광장에서 예선을 갖고 축제 마지막 날인 9일 본선을 개최한다.

이밖에 예년처럼 응원단의 공연이 계속되며 폐막문화제에서는 김장훈을 비롯한 인기가수들이 축제 분위기를 북돋운다.

옛날 정서를 살려 통일기원 대동굿판도 펼쳐진다.

5월중 개교기념일을 맞는 학교들은 좀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캠퍼스를 달군다.

연세대학교는 오는 12일 개교기념일에 학교 UI(University Identity) 선포식을 갖는다.

UI는 기업의 CI(기업이미지통합) 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세대는 이 행사를 통해 학교를 대표할 새로운 심벌과 캐릭터 로고 등을 발표한다.

또 백주년기념관 뒤에 있는 옛 광혜원 자리에 연세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모은 연세사료관을 설립한다.

이화여대는 개교 1백15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축제기간은 5월말로 예정돼 있으며 올해에도 외국 대학의 공연이 계획돼 있다.

외국 대학생들의 공연은 4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올해는 펜실베이니아주의 맨스필드대학 학생들이 준비한 뮤지컬 ''Musical Forever Plaid''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여대와 한양대도 개교기념일에 즈음해 축제가 열리며 학교와 총학생회측이 산뜻한 프로그램 마련에 한창이다.

단국대는 5월22일부터 4일간 서울캠퍼스와 천안캠퍼스 양쪽에서 각각 한남축전과 안서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축제의 장을 연다.

교내 그룹사운드나 가수 지망생들의 무대인 제5회 단음제도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5월 하순에 일정이 잡혀 있는 학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홍익대(5월23∼25일) 서울대(5월21∼25일) 숙명여대(5월23∼25일) 등은 축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세부 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