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痲醉)의 역사는 의학과 함께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에는 통증을 없애는 마취가 곧 치료이기도 했다.

바빌로니아의 수메르인들은 이미 기원전 2000년께 의사가 외상(外傷)을 수술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의 수술 역시 외상치료의 범주를 크게 넘지는 못했다.

당시의 전통적 마취제는 술 마약 등이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한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통증문제가 해결돼야 했는데 19세기 중엽에야 겨우 이 문제가 해결된다.

1844년 미국인 치과의사 호레이스 웰즈는 이를 뽑는 동안 고통을 없애기 위해 웃음가스(아산화질소)를 환자에게 주입해 성공을 거뒀다.

이 가스를 조금 들이마시면 안면근육에 가벼운 경련이 일어나 마치 웃는 것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 무렵 웰즈의 성공사례를 알았던 치과의사 토머스 모톤은 스승 찰스 잭슨의 에테르 연구결과를 종합해 1846년 에테르 흡입마취법 개발에 성공했다.

모톤이 이 마취법을 외과의 존 워렌에게 권유해 공개수술로 종양제거에 성공한 것은 그해 10월16일이다.

하지만 에테르 마취의 개발을 놓고 법정싸움까지 벌인 이들은 모두 비극적으로 죽었다.

웰즈는 자살을 했고 잭슨은 정신병으로, 그리고 모톤은 빈곤 때문에 죽었다.

수술대 위에서 인간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마취술은 오늘날 고도로 발달돼 있다.

에테르 마취술과는 비교도 안된다.

마취과는 외과에서 독립했다.

생명을 좌우하는 마취의는 전문적 기술을 인정받는다.

마취제의 선택이나 주입량이 조금만 잘못되면 환자가 영원히 잠들 수도 있고 신경계 호흡계질환 등 합병증도 심하다.

일부 수산업자들이 3년전부터 횟감으로 쓰이는 역돔 등을 차로 운송할때 마취제인 아미노향산에틸을 넣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처를 입거나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람을 위해 수입된 독성이 강한 전문의약품이 활어에 쓰이고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돈을 더 벌기 위해 멀쩡한 사람들에게 독약을 먹여도 괜찮다는 가치관은 인간다움을 포기한 처사다.

대수술을 받아야할 질환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