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의 부도로 1천여 협력업체의 연쇄도산과 1만4천여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계약자들의 입주지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대부분 사업장이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았지만 일부 부실 사업장은 공사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부도가 난 탓에 건설업계와 아파트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 협력업체 피해 =고려산업개발과 거래하고 있는 협력업체는 모두 1천여개에 이른다.

고려산업개발의 레미콘 알루미늄 전선 유화사업 부문에 연관된 다른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아파트 입주 지연 =고려산업개발은 전국 22개 현장에서 1만4천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중 자체 사업으로 공사중인 아파트는 7천6백여가구, 도급 사업으로 시공중인 아파트는 6천5백여가구다.

자체 사업이든 도급 사업이든 대부분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계약자들은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은 최소한 3개월이상 입주가 지연되는 피해를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대한주택보증의 현장 실사에만 3개월이 걸리는 만큼 입주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특히 도급사업으로 시공하고 있는 아파트중 시행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온 단지는 사업 자체가 공중에 떠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조합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보증 대상이 아니어서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고려산업개발의 조합아파트로는 현재 공정률이 25% 정도인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조합아파트(1천1백74가구)가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로는 부산 해운대 현대다이너스티21(3백78가구)이 있는데 공정률이 10% 선에 머물고 있다.

◇ 입주예정자 대처 요령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대한주택보증이 중도금 납입계좌를 새로 지정하기 전까지는 중도금을 납입하지 않고 지켜 보는게 좋다.

대한주택보증이 사업장을 인수해 공정률을 점검하고 새로운 시공회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돌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입주지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막무가내로 항의하는 것보다는 입주자 대책모임을 구성, 대한주택보증 및 새로운 시공회사와 합리적인 선에서 협상을 벌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분양보증 대상이 아닌 조합아파트 조합원들도 조합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게 바람직하다.

고려산업개발이 단순 시공을 맡고 있는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와 협의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시공회사를 교체하는 것이 낫다.

분양대금을 납입한 만큼 제대로 시공됐는지 공정률을 점검하고 시행사와 고려산업개발의 금융거래 현황도 미리 알아둬야 한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