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내리면서 신탁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들어 27일까지 은행신탁은 2조7천6백20억원 늘어난 반면 은행 정기예금에선 1조2천1백28억원이 빠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6% 대로 떨어짐에 따라 은행예금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며 "은행예금에서 빠져간 돈이 신탁상품이나 투신권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권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있는 신노후생활 연금신탁이나 추가형 금전신탁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며 "은행들이 5일부터 가입후 1년이 지나면 분리과세 혜택이 있는 신탁상품 시판에 나섬에 따라 신탁으로의 유입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경우 이 기간중 3조8천4백86억원이나 증가,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의 ''눈치'' 자금들이 갈 곳을 잃고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MMF 등에 대기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부동자금이 늘어날 경우 자금시장의 안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투신권 수신은 지난달 6조7천9백38억원이 증가했으나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이후엔 수신증가를 이끌었던 MMF(머니마켓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다시 이탈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