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상장(등록)기업에 대한 자사주 소각이 전면 허용됨에 따라 "자사주 소각"이 주식시장에서 강력한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현재 미국 나스닥시장의 영향권 아래 있어 단기적으로는 낙관할 수 없지만 적어도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가 될 전망이란 얘기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위해 정관에 관련조항을 넣기로 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자사주를 매입,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거래소 3백개, 코스닥 65개 등 모두 3백65사에 달한다.

그 규모는 무려 5조4천1백억원(지난해 총 매입액)에 달한다.

거래소기업이 5조2천3백억원정도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엔 자사주 매매제도가 도입(99년5월)된지 얼마 안돼 규모가 미미하다.

따라서 일단 거래소 종목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장기적 호재 기대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개정 증권거래법이 시행되는 4월1일 이후 소각 결의 이사회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소각방침을 정하거나 검토중인 기업이 적지 않은데다 소액주주들의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관계자는 "정기주총 시즌에 자사주 소각 전면허용 조치가 나옴으로써 자사주 보유 기업들은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소각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상태여서 회사 경영진도 자사주 소각 요구를 뿌리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SK증권의 박용성 투자정보팀장은 "주식시장이 현재 테마부재 상태인데다 자사주매입 공시만으로도 주가가 움직여온 점을 감안할때 자사주 소각은 상승테마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자사주소각 검토기업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숫자를 고려할때 증권거래소 종목들에서 ''소각''을 공시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거래소 종목중 삼성증권은 지난해의 합병(삼성투신증권) 매수청구권으로 취득하게 된 자사주(지분율로 25%)중 절반 가량을 소각할 방침이라고 이미 공표해 놓은 상태다.

또 소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정관을 정비했거나 예정인 거래소 상장기업들은 아주 많다.

대표적으로 넥센타이어는 정관정비작업을 이미 완료했다.

또 청호컴넷 고려아연 LG건설 코오롱 서흥캅셀 인천제철 삼성엔지니어링 신세계백화점 제일제당 세원화성 한일철강 자화전자 등도 정관변경 계획을 밝혔다.

코스닥 역시 ''간판 종목''들이 자사주 소각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장세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2일 "자사주 소각이 간단해진다면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사주 보유물량이 비교적 많은 코스닥기업들중 핸디소프트 삼테크 휴먼이노텍 테인테크 등도 자사주 소각이나 아니면 최소한 예비단계인 정관변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홍모.손성태.임상택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