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올해 한국 경제가 급락 후 반등하는 ''V''자형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30일 내놓은 ''한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01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5%에서 3.8%로 떨어뜨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지표의 급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올해 미국의 경기둔화로 한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평가한 것은 아니다.

올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로 각각 3.7%를 기록한 뒤 3분기엔 2.3%로 바닥을 치고 4분기엔 잠재성장률 수준인 5.5%로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게 보고서 전망이다.

보고서는 경기회복의 근거로 △미국 경제의 V자형 회복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내수경기의 안정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 경제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할 때 미국의 경기회복은 한국에 강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경제의 V자형 회복 여부.

미국 중앙은행이 곧 금리를 내릴 예정이지만 V자형 회복을 점치는 기관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이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더욱 둔화될 경우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티은행의 오석태 부장은 "한국 정부정책의 우선순위가 구조조정에서 성장으로 넘어갔다"며 "구조조정 지연은 경제 주체들에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켜 눈앞의 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상반기 내수경기가 최소한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내수 수요를 마이너스 0.5%에서 0.5%로 상향 조정했다.

오 부장은 "한국은 향후 몇개월간 추가적인 경기하락을 경험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반등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가 경기 경착륙 여부를 가르는 고비"라고 진단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