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가 올해 야심적으로 기획한 ''피아노 리사이틀 시리즈'' 4개 중 2개가 다음달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이제 거장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액스와 장 이브 티보데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의 리사이틀은 특히 프랑스 작곡가들의 곡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액스는 드뷔시 피아노곡집 ''영상(images)'' 1·2집을 포함,바흐 ''파르티타 1번'',슈베르트 ''소나타 내림 나장조''를 연주한다.

티보데는 전곡을 프랑스곡으로 꾸민다.

드뷔시 ''12개의 프렐류드 2권'',라벨 ''거울'',메시앙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중 ''사랑의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 등.

프랑스음악 특히 현대곡들은 곡에 담긴 독특한 서정과 리듬감을 제대로 표현해내기 쉽지 않다.

물론 이런 얘기는 프랑스 음악인들의 자화자찬일 수 있다.

그러나 희미한 안개에 싸인 듯한 프랑스 음악 특유의 느낌을 관객들의 가슴과 영감속에 전달하는 작업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 출신의 티보데와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 액스의 연주라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드뷔시의 ''영상''은 자신의 인상주의적 작곡기법을 피아노곡에 처음으로 적용한 작품.부드러우면서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음의 유희를 맛볼 수 있다.

1집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 ''움직임'' 등,2집은 ''잎새로 흐르는 종소리'' ''금빛 고기'' 등의 부제가 붙어있다.

''금빛 고기''는 특히 중국 도자기 쟁반에 그려진 금붕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액스는 액스·요요마·김영욱 트리오로 더욱 유명한 아티스트.

1974년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서 열린 제1회 루빈슈타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현대창작곡의 초연,고전파 작품들의 전곡연주 시리즈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티보데는 프랑스음악과 낭만파 작품을 가장 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사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적인 해석과 탄탄한 리듬감,최고의 기교를 자랑하는 그를 두고 ''티보데 스타일''이란 말도 만들어졌다.

그는 특히 라벨의 음악동료였던 뤼세트 데스카브를 사사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라벨의 ''거울''을 어떻게 연주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뷔시의 ''프렐류드 2권''은 1997년 첫 내한공연 때도 연주한 곡.

쇼팽이래 최고의 피아노 전주곡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곡에 대해 그가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메시앙은 프랑스 현대작곡가.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지휘자 정명훈이 그의 곡을 담은 음반을 많이 내 그리 낯설지는 않다.

특히 ''아기예수…''는 199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서울 명동성당에서 연주해 국내에 처음 알려진 작품이다.

(02)2005-0114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