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자회사인 한국가스기공과 대한석탄공사에서 잇따라 일어난 직원들의 거액 횡령사건을 계기로 감사원이 공기업의 회계감독체계를 전면 감사키로 했다고 한다.

현재 13개인 정부투자기관과 7개인 정부출자기관,여기에다 43개에 달하는 자회사와 32개의 정부산하기관까지 합치면 그동안의 경영개선과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거대한 공룡집단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이들에 대한 철저한 회계감독은 물론 보다 강력한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감독당국이 한정된 인원으로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자기관에 대한 경영개선과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도 벅찬데 수많은 자회사들까지 감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자회사 문제를 도외시하고서는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자기관의 구조조정에도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당국은 자회사 정리를 포함한 보다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를 단행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자기관의 경영개선 노력은 주로 임금삭감,인력감축,자산매각,퇴직금누진제 폐지,연봉제 확대실시 등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부분에 집중됐다.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지만 이 부분에 관한 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자기관 자회사의 구조조정이 미미했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특히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인원 몇명 줄였다는 식의 미봉책이 아니라 왜 그런 자회사 설립이 필요하며,그리고 이들을 통폐합하거나 민영화하는 방안은 없는지 철저히 검토해 달라는 것이다.

또하나 서둘러 고쳐야 할 점은 모기업과 마찬가지로 자회사에도 낙하산 인사가 심하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보낼 때마다 반발해온 공기업들이 자회사에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딱한 일이다.

물론 정치권 인사에 비해 업무의 연관성은 어느정도 있겠지만 경영진의 대부분을 모기업 출신인사로 채워야 할 이유가 없으며 자칫 비리와 비효율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밖에 공사발주나 납품계약을 자회사와 수의계약으로 하지 못하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했지만 겉으로만 경쟁방식을 취할뿐 사실상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난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