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폐막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로 곳곳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행사가 열렸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 상가와 고급 레스토랑,유흥주점 등은 ''죽''을 쑨 반면 버스와 택시,인근 특급호텔 등은 ''반짝 호황''을 누렸다.

◆손님 격감=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몰 내 S만두의 하루 평균 매상은 50만∼60만원.평소 2백만원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학생 등 젊은 층의 발길이 사실상 끊기면서 인근 사무실의 샐러리맨들이 빈 자리를 듬성듬성 채웠을 뿐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19일부터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복합상영관 메가박스,나이트클럽 등이 문을 닫아 방문객이 평상시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하철 삼성역에서부터 코엑스몰에 이르는 통로마다 배치된 경찰로부터 검문을 받는 게 성가신 데다 코엑스몰내 유희시설이 일반영업을 중단한 게 결정타였다.

A레스토랑의 구모(여·30)지배인은 "국제 행사로 교통이 통제되고 경비가 강화돼 손님이 약간 줄어들 것을 각오했었다"며 "그러나 매상이 5분의 1로까지 감소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분식점을 경영하는 박모(35)씨는 "가게 주인까지 검문할 정도로 지나친 경비로 젊은 손님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평소에는 밤 10시 넘어서도 영업을 했지만 회의기간에는 9시 이전에 문을 닫았다"고 하소연했다.

자가용승용차 짝·홀제 운행 실시로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과 술집을 찾는 손님도 20∼30% 가량 줄었다.

신사동 D레스토랑은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매출이 30% 정도 감소했고 20일에는 40% 가량 격감했다.

강남지역 룸살롱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중교통 인기=21일 자가용2부제 참여율은 95.3%로 첫째날(93.4%)보다 더 높아졌다.

이로 인해 택시와 시내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승객 수는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지하철 1,2호선 승객 수는 지난 19일 평소보다 9만여명이 늘어난 1백92만여명을 기록했다.

20일에는 16만여명이 증가한 1백86만여명에 달했다.

공사측은 "차량짝·홀제 운행으로 승객이 평소보다 5∼6%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택시회사인 동성운수 관계자는 "지난 19일부터 택시 이용승객이 평소보다 10∼20% 가량 증가했다"며 "장거리 운행 손님도 늘어 수입이 25%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회사인 선일교통의 박영민(56) 노무과장은 "ASEM기간에 버스 손님이 10%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7개국의 회의참석자가 숙박해 1천2백여개 객실이 회의기간에 모두 다 찼다"고 말했다.

리츠칼튼 호텔 관계자는 "이탈리아 스페인 룩셈부르크의 수행원과 기자단이 숙박해 호텔의 이름이 더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양준영·정대인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