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공간을 누비다 보면 "디지털 디바이드"(정보화 격차)를 절감케 하는 사이트를 발견하곤 한다.

농산물 유통에 관한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농산물 유통 사이트들을 둘러보면 유통정보가 신속.정확하게 제공되는 것을 보고 놀라곤 한다.

그런데 농산물 생산자나 유통업자들의 인터넷 이용이 부진한 탓인지 사이트 접속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홈페이지(www.garak.co.kr)는 농.수.축산물 도매정보에 관한한 가히 독보적이다.

이 사이트는 국내 최대의 농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에서 매일 밤 형성되는 농.수.축산물 도매시세와 시황이 오전 11시면 게시된다.

품목별로 상품 중품 하품으로 구분해 최고가 최저가와 평균경락가가 올라온다.

품목별 출하량도 게재된다.

무엇보다 일간 주간 월간 단위로 게재되는 시황이 볼 만하다.

"생고추" 일일시황을 클릭하자 "강원산이 끝물로 접어들면서 주출하지가 나주 광주 밀양 등지로 남하중"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활어를 제외한 수산물 정보도 풍부하다.

갈치에 대해서는 "성어기를 맞아 제주산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씨알 굵은 거문도산이 반입돼 고가에 거래됐다"고 씌여 있다.

밤중에는 가락시장내 도매법인들이 제공하는 실시간 경매정보도 얻을 수 있다.

아직은 도매법인중 절반만 정보 제공에 참여하고 있고 정보처리속도가 미흡하나 과감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이밖에 "지난 기사" 코너에서 관심 있는 품목에 관한 기사를 검색할 수 있고,"관련 사이트"를 눌러 국내외 1백여개 농산물 유통 관련 사이트에 접속할 수도 있다.

풍부한 정보량에 비하면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게시판을 둘러보면 일평균 게시건수가 10건을 밑돌고 건당 조회수도 10회 안팎에 머물고 있다.

농산물 유통분야 종사자들의 인터넷 활용이 부진하다는 단적인 증거다.

인터넷 공간에는 정보가 널려 있는데도 농산물 유통에서는 아직도 "입소문"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 홈페이지(www.afmc.co.kr)는 약간 다른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이 사이트는 최근 기획예산처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공기업 인터넷 홈페이지 서비스 평가에서 소비자만족도 1위를 차지했던 곳으로 특히 농산물 해외정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농산물무역정보는 아예 별도의 사이트(www.kati.net)에 모아놓았다.

이곳은 도매 위주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이트와는 달리 농산물 소매 정보도 싣고 있다.

소비자가격은 품목별 지역별 업체별로 구분해 수시로 게재한다.

그러나 규격화하기 어려운 농수산물의 특성 때문인지 품목이 다양하지도 않고 정보제공자도 한정되어 있다.

공기업 홈페이지 가운데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고 하지만 사이트 활용은 미흡한 편이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은 하루 서너건,건당 평균조회수는 10~20회에 머물고 있다.

유통공사 홈페이지를 북마크해놓고 활용하는 매니아가 많지 않다는 반증이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나 농수산물유통공사 홈페이지가 정보량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것은 무엇보다 농산물 유통에 종사하는 이들이 인터넷에 친숙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사이트 홍보를 강화하고 구미를 당길 만한 콘텐츠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