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여름휴가"

올 상반기 사상최대의 이익을 낸 기업들이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이후 중단했던 여름휴가 보너스를 부활하고 해외배낭여행을 장려하는 등 하계휴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환위기전보다 휴가보너스를 더 주고 일손이 달리더라도 휴가기간도 대폭 늘려주는 등 기업들의 휴가마인드도 예전과는 달라지고있다.

기업 관리담당 임원들은 "외환위기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위축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겸 벤처로의 인력유출을 차단하는 방비책으로도 휴가선물보따리를 키우고있다"고 말했다.

사상최대의 이익을 낸 SK텔레콤은 여름휴가철을 맞아 이달초 정규직 사원들에게 2백%의 상반기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

SK텔레콤 직원들은 올해 1천1백%이상의 상여금을 받게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을 잠정 집계 한 결과 올 상반기 경상이익이 작년동기보다 두 배나 많은 4천억원선으로 잠정집계돼 직원들에게 보상했다"고 말했다.

SK(주),SK상사,SKC,SK케미칼 등 다른 SK계열사들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여름 휴가비로 20만~50만원씩의 금일봉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 계열사인 현대정공은 이달부터 한 팀(3명)씩 14박15일 일정의 해외배낭여행 경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일 1진이 남미 페루의 잉카문명 유적지인 마츄피츄로 떠났고 8월에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9월은 알래스카 여행이 예정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휴가비를 작년처럼 25만원을 지원하지만 4박5일이던 휴가일수를 노조 창립기념일과 주말휴일을 포함해 7박8일로 늘렸다.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은 여름휴가 보너스로 1백%를 지급할 예정이어서 대부분 25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다른 계열사들보다 이 회사 직원들의 주머니가 두툼하다.

특히 현대전자는 지난 5월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IMF직후 반납했던 1백%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인천제철은 강원산업과의 합병 등 구조조정과정에서 보여준 직원들의 노고에 보상하기 위해 1인당 50만원씩의 생산격려금을 하계휴가가 시작되는 이달중 지급키로 했다.

이 회사는 사무직을 포함해 인천,포항공장 등에 종사하는 4천8백명 직원 전원에게 격려금을 줄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IMF관리 이후 직원들이 자진반납했던 체력단련비 명목의 하계휴가비를 올해 부활,14일 직원 1천5백명 모두에게 1인당 28만원씩 지급키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단체로는 처음으로 직원들의 해외배낭여행 경비를 지원키로 했다.

최근 포털사이트인 코참넷(Kochamnet) 개통 준비 등으로 땀을 흘린 직원들에 대한 보상성격으로 36개 팀.실에서 한 명꼴로 지원자를 받아 2주간 유럽 4~4개국을 배낭여행하는 데 드는 항공료 유레일패스(철도자유이용권) 보험료 등을 다음달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삼성 계열 전자업체들은 상반기 사상 유례없는 흑자기록에도 불구하고 작년 수준의 특별성과급를 지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달중 작년과 똑같은 월급여 총액의 1백50% 가량을 생산성 인센티브로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3천2백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둔 삼성SDI도 작년과 같은 수준인 1백50% 가량을 생산성 인센티브제를 지급할 계획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특별성과급은 각사별로 경영 성과를 반영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실적을 감안한 이익배분은 연말에 별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 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롯데그룹도 특별 하계휴가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고 정기보너스에서 주기로 했다.

두산과 효성은 예년처럼 여름휴가비로 20만원씩과 30만원씩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