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분양 당시 화제를 모았던 서울 동부이촌동 LG한강빌리지 90평형대 아파트 4가구가 모두 미계약됐다.

LG한강빌리지는 올해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27평형의 경우 무려 3백62대1의 청약경쟁율을 기록하는 등 평균 경쟁률이 39대1을 넘었다.

가구당 25억원이상에 분양된 92평형과 93평형도 경쟁률이 각각 18.5대1,28대1의 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미계약사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 데도 미계약된 이유는 대개 2가지가 꼽히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워낙 높아 당첨자가 신분노출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것과 프리미엄이 생각보다 높지 않게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LG건설의 한 관계자는 "초고가에 분양된 만큼 언론이나 일반인들의 관심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부이촌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당첨자발표 직후 93평형의 경우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 사례가 있었다"며 "하지만 후속 수요가 없어 지금은 프리미엄이 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동부이촌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실제 수요가 많지 않은데도 경쟁율이 높았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공급업체가 직원이나 인근 떴다방을 동원해 청약율을 높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90평형대 당첨자 4명중 2명은 전문직종사자이고 다른 2명은 "떴다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건설은 한강빌리지의 미계약분에 대해 지난 3일부터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90평형대는 여전히 미계약 상태다.

실수요자든 가수요자든 90평형대 청약자 94명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의 청약률을 높이는데만 기여했을 뿐 그 "주인"이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