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주주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법률회사) "한누리"가 탄생했다.

벤처 국방 의료 등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부띠끄 로펌들은 있지만 "주주소송" 전문 로펌은 처음이다.

특히 정부가 소액주주권 강화를 위해 주주 집단소송제도 등의 도입을 적극 추진중이어서 기업과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이 불투명할 경우 한누리의 활동에 따라 해당기업이 큰 곤혹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누리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소액주주의 권리를 위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법정투쟁을 벌여왔던 인물들.

그만큼 기업들로선 껄끄러운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상원 김주영 윤재기 김주현 강용석 이상훈 변호사 등 6명의 변호사와 박응조 공인회계사를 포함,7명이 창업 멤버로 참여했다.

대법관 출신으로 환경정의시민연대와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원 변호사가 로펌의 대표변호사를 맡는다.

김 대표변호사와 송무분야를 담당할 윤재기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13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김주현 변호사는 미국 메소디스트 대학 법과대학원에서 기업관계법을 전공했다.

김주영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다.

97년말 SK텔레콤을 상대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면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를 제기,정관을 변경시키고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후 SK텔레콤은 사외이사의 승인없이 계열사를 지원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현재는 현대전자주가 조작사건을 맡아 주주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을 진행중이다.

또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펀드에 직접 가입해 장부를 열람하고 펀드 운용과 관련된 문제점을 찾아내는 등 소액주주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강용석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실행위원으로 데이콤 팀장으로 활동했다.

데이콤이 LG에 인수될 때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두도록 주장했었다.

현재 산자부 전자상거래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을 맡고있다.

이상훈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 위원회를 거쳐 현재는 작은 권리찾기 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외에 참여연대에서 다수의 부실감사 관련 사건들을 맡았던 박응조 공인회계사가 합류했다.

한누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건전한 자본시장의 육성을 위한 발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장회사 증권사 투신사를 상대로 투자자소송,주주대표소송,회계장부 열람,적대적 인수합병,의결권 쟁탈 사건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스스로 법무법인의 투명한 회계처리와 성실한 세금납부,사건수임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변호사 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몰고 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누리는 부설기관으로 "기업감시센터"를 둘 예정이다.

이 센터는 매출액이나 순익 등 주로 수치상의 근거로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했던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기업의 행태를 평가할 예정이다.

그 책임은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맡는다고 한다.

이를위해 2백여개 상장기업의 정관과 이사회 의사록,공시사항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기업지배구조를 평가해 자체적인 순위(rating)를 부여할 방침이다.

또 주총관련 서비스로 유명한 미국 프락시펌 ISS와 함께 국내 주요 기업의 주주들을 위한 주총관련 서비스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김주영 변호사는 "시민운동에 참여한 경력 때문에 로펌의 활동을 시민운동의 일종으로 오해당할 우려가 있다"면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경영의 불합리한 요소를 지적해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에 일조한다는 자세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2)537-9500.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