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이번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방북을 통해 북측으로부터 금강산 종합개발 사업과 관련, 포괄적인 개발전권을 넘겨받았다.

자유통행권의 설정과 스키장, 골프장 등 종합휴양시설의 건립 등은 당초 현대의 계획에 포함됐던 내용들이다.

이번에 북측과 이러한 사업계획에 합의함으로써 본격적인 금강산 종합개발이 착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이 일대를 특별경제지구로 지정받아 북한의 무역과 금융, 문화 중심지로 육성키로 하는 등 장기적인 금강산 개발 마스터 플랜도 최종 확정됐다.

현대는 북한이 개방정책을 구체화시키는데 필요한 청사진에서 분야별 사업에 이르기까지 "턴키"로 따낸 것이나 다름없다.

<> 금강산 종합개발 =일본 등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의 제한없는 관광을 실시하고 장전항에 해상호텔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라고 현대측은 밝혔다.

육상에서는 금강산여관을 임대 운영해 쾌속선으로 관광객을 수송하는 등 다양한 관광을 실시키로 했다.

장전항 3만5천평 규모의 부지에 종합편의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통천지역에는 골프장과 스키장을 건설하는 등 금강산 지역을 세계적인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키로 했다.

관광코스도 내금강 총석정으로 확대하고 그동안 단체로만 이동하던 관광버스가 수시로 이동하고 관광객이 온정각-온천장-금강산여관지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자율이동지역을 설정키로 합의했다.

현대는 우선 세계적인 개발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 1단계로 해금강에서 통천까지 현지답사를 시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에는 또 금강산 일대를 관광단지로뿐만 아니라 특별경제지구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현대는 1차로 해금강 남단에서부터 통천까지의 지역을 세계적인 무역, 금융, 문화, 예술의 도시로 개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금강산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친화적 사업을 중점 유치할 예정이라고 현대측은 설명했다.

<> 정보통신사업 =북측지역에서 유.무선 통신서비스 사업과 관련한 시내외 전화망 설치 운영사업 등 통신서비스사업을 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현대는 정보통신부 등 관계당국과 협의, 통신장비의 현지생산과 통신관련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사업을 북측과 공동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또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금강산 지역에 실리콘 밸리와 같은 첨단기술 연구개발단지(가칭 금강산밸리)를 조성키로 했다.

북한의 뛰어난 기술인력을 활용, 컴퓨터 프로그램 등 첨단기술 개발을 공동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서해안 공단개발 =그동안 부지선정과 관련, 북측과 마찰을 빚어왔던 서해안 공단부지 후보지로 기존의 해주, 남포, 신의주 외에 개성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현대는 빠른 시일내에 해주, 남포, 신의주 등 기존 사업후보지와 개성에 조사단을 파견, 현지답사를 통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해 조속히 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통천에도 3만평 규모의 경공업단지를 건설, 관광기념품과 농수산물 가공품 등을 생산키로 하고 7월중 현지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현대는 설명했다.

<> 대북 교류사업 =오는 8월중 평양과 원산에서 통일농구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앞으로 축구, 배구, 탁구 등으로 종목을 확대해 교환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씨름 등 민속경기도 열 예정이다.

특히 축구경기는 빠른 시일내에 평양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오는 9월중에 북측 교예단의 남측 지방 순회공연도 실시키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