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음료시장이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다.

음료 제품은 5월부터 9월까지의 5개월이 "1년 농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간이어서 메이커간의 시장 쟁탈전은 사실상 막이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초에 걸쳐 새로운 개념의 음료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2조9천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올해 음료시장을 놓고 신.구 음료간 불꽃튀는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 음료시장의 관심은 우선 99년에 첫 선을 보인 미과즙 음료가 얼마나 성장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남양유업이 지난해 "니어워터"를 출시한 이후 미과즙 음료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금년에는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음료시장의 터줏대감을 자임해온 롯데칠성음료와 한국코카콜라 등 탄산음료 메이커들은 저탄산 음료를 속속 개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함께 롯데 등을 주축으로 하는 히카리 컨소시엄에 최근 인수된 해태음료가 올들어 음료시장을 얼마나 탈환할 수 있을 것인가도 관심사다.

해태음료는 지난 1일을 기해 "제2창업"을 선언했다.

음료시장 규모는 지난 4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가량 성장한 7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데다 메이커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고 판촉활동도 강화하고 있어 본격 성수기에 들어서면 매출 신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음료시장의 대부격인 사이다 콜라 등 탄산음료 시장이 전년 동기대비 10%(4월말 기준) 성장한 3천2백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도 사이다의 매출이 8백억원에 달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은 올들어 "Take A Break"를 광고 캠페인으로 내걸어 인기를 끌고 있다.

코카콜라는 패스트푸드점의 호황과 맞물려 매출이 늘고 있다.

"밀키스" "미린다" "환타" "써니텐" 등 기타 탄산음료들도 최근 복고풍 음료 바람을 일으키면서 판매량이 4월까지 20% 이상 증가했다.

주스는 최근 경기회복 추세와 맞물려 고품질 고과즙 주스가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 분기에만도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여 1천3백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반면 과립 및 저과즙 제품은 급격한 퇴조세를 보여 주스시장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일별로는 오렌지가 60% 이상을 차지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과즙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해태음료 한국야쿠르트 제일제당 등이 뒤쫓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선보인 미과즙 시장은 올해 4천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음료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선진국에서 미과즙 음료가 인기를 끄는 추세여서 내년 이후 국내 음료시장은 탄산음료와 미과즙 음료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기타 음료시장에서는 롯데칠성 해태음료 코카콜라 등 기존업체에 동아약품 일화 웅진식품 등이 가세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