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차량사업자 선정 불법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김대웅 검사장)는 15일 프랑스 알스톰사 로비스트인 최만석(59)씨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중단했다.

따라서 문민정부 정.관계 고위인사 등을 상대로 한 거액 금품로비 가능성 등 숱한 의혹을 양산했던 이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별다른 성과없이 종료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최 씨가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해 최씨가 불법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관한 수사가 최 씨의 부재로 사실상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에 나가있는 최 씨의 소재가 파악되더라도 외국당국과의 사법공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신병을 확보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렇게 되면 수사는 물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따라 최 씨와 그의 친인척 명의로 돼 있는 국내외 계좌추적과 주변 인물 등에 대한 외곽조사에 주력키로 했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는 한 고속철도 차량선정과정에서 로비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물론 선정 과정자체에 대한 조사는 벌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의 해외도피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 씨를 기소중지하고 장기수사 체제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에서는 최씨와 공범관계인 여성 로비스트 호기춘(51)씨와 호씨로부터 경찰청 내사무마 대가로 뇌물을 받은 전 남대문경찰서장 전윤기(63)씨 등 2명만이 구속기소됐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