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의 최배환(30)씨는 입사한지 2년 6개월된 풋내기다.

그러나 역할은 막중하다.

대리 4명, 사원 3명으로 구성된 인터넷B/L 발행서비스 개발팀의 팀장을
맡고 있다.

회사에서 유일한 사원급 팀장이다.

그의 팀은 인터넷을 통해 외환은행 전국지점에서 화물선적증명서(B/L)를
발급받고 그 자리에서 수출대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연말
개발했다.

수출업체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물류비를 절감하고 자금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지방중소업체들의 경우 은행과의 업무협조를 위해 유지해오던 서울사무소도
필요없게 됐다.

"사이버물류"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성과를 인정받아 그는 현대그룹
이 올해부터 선정하는 "디지털 뉴리더"의 첫번째 주인공에 뽑혔다.

제품을 생산한뒤 인터넷 "클릭"만으로 바이어 발굴, 포장, 운송 등을 모두
해결할수 있는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그의 야심이다.

그러나 최 팀장이 이른바 "컴퓨터도사"는 아니다.

업무흐름을 이해한뒤 생활신조대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천"한
결과일 뿐이다.

그는 항상 의욕적이고 자기계발에 열심이다.

"인생이란 살아있다는 강렬한 감각"이라는 루소의 말을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시절 1년6개월에 걸쳐 인도 유럽 등 40여개 나라를 여행하기도 했다.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학원강사에서부터 노점상까지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다양한 체험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란 생각에서 자청한 일이었다.

기대대로 그때 경험들은 삶의 나침반이 돼주고 있다.

그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땐 의도적으로라도 삶의 매듭을 짓고 목표를
설정해 보라고 권한다.

그 자신도 스무살 나던 해 아침에 20대에 할일을 정하고 노력하다보니 80%
가량 성취했다고 한다.

매듭을 잘 지으면 출발도 좋다는게 그의 경험담이다.

"자신을 몰라준다고 투덜거리지만 말고 항상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는 찾아
옵니다"

< 백광엽 기자 kecorep@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