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선물매도에 나서면서 선물가격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선물가격의 혼란은 현물시장의 주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오는 2월초 미국 금리인상과 대우채 환매 95% 허용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금리불안, 유가급등 등 증시 안팎의 여건마저 악화되고 있던 터여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시 일각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은 선물을 9일 연속 대량으로 순매도했다.

선물가격을 떨어뜨려 주가가 내려가면 현물주식을 싼가격에 걷어간다는
시나리오다.

구체적인 매매주체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런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는한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 선물매매 심상찮다 =21일 선물시장에서 선물3월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4포인트나 떨어진 상태에서 출발했다.

선물가격이 급락하고 시장베이시스가 축소되자 프로그램매도 여건이 조성
됐다.

싯가총액이 큰 종목을 위주로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단숨에 1백억원이상
쏟아져 나왔다.

그 충격파로 종합주가지수는 전장 9시6분께 34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내 외국인투자가들이 전장 개장과 동시에 선물을 신규로 대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국인은 21일 현재까지 신규매매 기준으로 9일 연속 순매도했다.

그 규모는 무려 1만9천1백14계약에 달한다.

그동안 전환매로 청산한 부분을 감안한 외국인의 선물 누적순매도규모는
1만1천3백74계약을 기록했다.

최근 보기 드문 규모다.

<>피어오르는 음모설 =이렇다 보니 선물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주체,
배경등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외국인 큰손들이 국내 선물시장을 주물러 선물가격 하락->프로그램매도
여건 조성->프로그램 매물->주가하락->외국인 저가 현물매수 또는 선물매도,
선물가격하락, 선물환매수, 차익실현이라는 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우선 지난 20일 신규로 선물을 대거 순매도한 외국인은 영국계라는 설이
있다.

1990년초 일본에서 선물을 대량 매도해 일본 주가를 급락하게 만들었던
자금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것이다.

영어 계좌명이 "Trout"여서 "홍콩 물고기"라는 별칭으로 통하는 외국인
큰손도 지목되고 있다.

주문자는 펀드매니저인 "찰스 왕"인 것으로 소문나 있다.

운용규모는 자그만치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1천5백계약을 신규로 순매도했다는 식으로 루머내용이 사뭇
구체적이다.

그는 지난 96년 파생상품투자실패로 파산한 베어링은행의 닉 리슨과 맞붙어
마지막 치명타를 가한 상대 매매자였던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여기에다 국제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가 오는 2,3월 한국의 외환시장과
주식, 선물시장에 들어온다는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 투자한 자금중에서 2억달러를 빼내 한국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가전망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심리불안으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원화가치도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모습이어서 외국인들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거래이든 헷지거래든 외국인이 선물을 연일
매도하고 있는 것은 향후 주가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