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은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열린 마당이다.

특히 현실세계에서는 찬밥신세인 비주류문화가 사이버공간에서는 오히려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영화전문 인터넷방송에서 두드러진다.

영화사이트들이 늘어나면서 PC가 새로운 영화관람매체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TV화면이나 스크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통신망의 속도가 늦어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이 때문에 비디오나 극장, 공중파방송을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는 상업영화들
을 인터넷으로 관람하는 영화팬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 영화가 현실공간에서 상영되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마니아들은 이런 영화들을 보기 위해 다양한 문화의 보고인
인터넷으로 향한다.

영화 마니아를 겨냥한 독립영화 전문 인터넷방송이 늘고 있다.

이들 채널은 극장에서 개봉되기 어려운 국내외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들을
대부분 무료로 방영, 영화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송국은 지난 5월 개국한 "하이텔의 인디방송국"(inditv.hitel.
net).

이곳에서는 독특한 시각과 독창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날 수 있다.

극영화뿐 아니라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도 방송된다.

베를린영화제 초청작인 "명성 그 6일의 기록", 제52회 칸영화제 초청작인
"동성애", 싱가포르 애니메이션 피에스타 초청작인 "순환" 등 국내 30여개
영상단체에서 제작한 우수한 독립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집중적으로 상영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국인 한캐스트(www.hancast.net/
studio-1/index.html)는 매주 2편씩 새로운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지난주에는 다큐멘터리 "세발까마귀"와 "여성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
를 내보냈다.

이번주에는 실험적인 애니메이션 "도마뱀은 표범과 어떻게 싸웠을까?", 단편
영화 "전염"을 상영하고 있다.

"아름 영화관"(www.arumnara.com/@film/flive.htm)은 말그대로 영화관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사이트로 1관과 2관으로 나눠 운영된다.

1관에서는 "97 시민영화축제 단편영화" 10편을 상영하고 있고 2관에선
"97, 98 인권 영화제 출품작" 6편이 준비돼 있다.

이달초 개국한 연극.영화전문 인터넷방송국인 "굿모닝TV"(www.
goodmorningtv.com)에서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만든 최신 단편영화 10여편을
감상할 수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