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전임자 임금과 관련된 노사정위원회의 중재안에 대해 노사 모두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쇠파이프와 몽둥이 등을 동원한 격렬한
거리투쟁을 벌여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다음주중 국회에 제출키로
했지만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 연내 법 개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0일 노조전임자 임금문제에 대한 중재안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뒤 각각 장외집회를 열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 50개 재야.사회단체 소속 회원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차 민중대회"
를 열고 대정부 전면투쟁을 선포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서울역을 출발, 퇴계로~신세계백화점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1.9km 가량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총련 소속 학생들과 일부 농민들이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휘두르고 인분을 뿌리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일부 학생과 농민들은 경찰차량을 각목으로 내려쳐 유리창을 깨뜨리고
돌맹이와 집기, 소주병을 집어던져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간 격렬한 몸싸움
이 벌어졌다.

일부 농민들은 미리 준비해온 인분을 경찰에 뿌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울역 앞과 퇴계로,남대문 일대의 교통이 완전히 마비돼
퇴근시간과 맞물려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사정위 중재안 수용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뒤 국회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한국노총은 오는 17일 4시간 시한부 파업,23일 하루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한편 김호진 노사정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남홍 경총부회장과 이남순
한국노총사무총장 등을 만나 노사정위의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경총은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으며 한국노총은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오후에 이만섭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만나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