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우 < 한솔개발 대표 jwnam@hansol.co.kr >


얼마전 어느 조사기관이 언론에 발표한 내용이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요즘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과 연관시킬 때 씁쓸함은 더욱 커진다.

가정을 가진 여성 가운데 70%가 남편의 출세를 위해 소위 ''로비''라는 것을
한 경험이 있고 그 상대는 직장상사 부인이었으며 로비 수단으로는 상품권
등을 많이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직장에서 성공하려고 이런 수단을 동원하다니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인사철만 되면 악습은 여전히 되풀이 되는 모양이다.

지연이나 학연등 각종 연줄을 동원해 ''줄''잡으려는 현상이 여전하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편법에서 비롯된 약습들이 가장 순수해야 할 가정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더러운 물이 고이면 물 전체가 썩는다.

올바르지 못한 경쟁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조직은 부패하게 마련이다.

부패한 조직은 다시 조직원까지 오염시킨다.

그런 분위기의 직장에선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만 본다.

아첨과 아부로 승부하려고 든다.

부지불식간에 소신있는 일처리나 능력으로 평가받으려는 모습은 저만큼
멀어진다.

유능한 사람이 도태되고 아첨꾼만 살아남는 조직이 잘 될턱이 없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망국으로 이르는 징조로 ''아부와 아첨을 일삼는
무리들이 조직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들고 있다.

그래서 조직은 항상 구성원간의 공정경쟁이 가능토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은 깨끗함을 지녀야 한다.

조직원은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모두가 인정하고 평가받는 사람이 출세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스포츠의 미학은 지극히 단순하다.

모두가 동의하는 룰을 만들고 그 룰에 따라 페어플레이한 사람이 승리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스포츠 미학의 골자다.

스포츠 미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한층 더 많음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