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화훼농가에 로열티 요구 등 "장미전쟁"을 선포했던 독일 장미
육종회사가 이번에는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
"실력행사"에 나섰다.

독일 코르데스사는 7일 자사가 개발한 레드산드라 카디날 등 장미 23개
품종을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무단으로 경매함으로써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1억
여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번 소송은 코르데스사측이 국내 화훼농가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을
진행하기 앞서 인터넷홈페이지에 경매물량을 공개한 농수산물유통공사측에
"시범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코르데스사측은 소장에서 "원고는 장미꽃과 장미묘목 등 23개 품종을
등록해 특허권을 인정받고 있다"며 "공사측은 상표권자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매를 통해 상표권을 침해해온 만큼 장미 1송이당 8원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르데스사측 변호인은 "이번 소송을 시작으로 집단 화훼농가나 꽃 도매상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계속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측은 이에 대해 "공사는 국내 화훼농가들이 재배한 장미꽃
을 경매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을 뿐 직접적인 상표권 침해자는 아니다"라며
"상표권 침해책임은 개별 화훼농가들에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전쟁"은 지난해 5월 독일 회사가 로열티를 요구해온데 대해 한국
화훼농가들이 상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특허청에 상표권무효화 청구소송을
내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화훼농가들은 "상품이 개발된지 오래된데다 문제의 장미 이름은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만큼 상표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맞서 독일회사와
마찰을 빚어왔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