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 주민들에게 대피하지 않을 경우 사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군사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연방군 사령부는 6일 그로즈니에 살포한 전단을 통해 체첸 반군과
주민들이 오는 11일까지 피신하거나 항복하지 않을 경우 지난 8월 공격이후
최대규모의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단은 이어 "최종시한을 넘겨 그로즈니에 있는 주민들은 테러리스트나
비적으로 간주해 공습과 포격으로 전원 사살할 것이며 더이상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러시아의 위협과 군사행동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린턴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인권상 시상식에서 "피난시한 설정은
노약자와 부상자 등 그로즈니를 떠날 수 없는 민간인들에 대한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도 6일 브뤼셀 회담에서 성명을 발표, "민간인에
대한 심각한 고통을 야기하는 어떠한 무력사용도 부적절하고 무분별하다"면서
최후통첩철회를 요구했다.

이란 등 50개 회교국으로 구성된 회교회의기구(OIC) 대표들도 6일 외교적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