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철 박사팀이 개발한 에이즈(AIDS) DNA백신은 기존의 백신 보다도
안전성과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새로 개발된 DNA백신을 원숭이에게 투입한 후 독성이
강한 에이즈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그 결과 4주만에 에이즈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전에 개발된 에이즈 백신은 실험단계에서 소량의 바이러스만을 투입해
반응을 살펴보는 것 정도였다.

동물의 면역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에이즈 바이러스를 투입해 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성박사 팀이 개발한 백신은 사람에게 적용되더라도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성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백신과 기존의 화학요법을 병행할 경우 에이즈를
완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 백신개발은 그동안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시도되어왔으나 약독화
생백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약독화 생백신도 그 자체가 어린 원숭이 등 면역력이 약한 원숭이
에게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DNA백신을 포함해 다양한 백신의 임상실험이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숭이를 대상으로한 실험에서 성공한 예는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DNA백신은 복제효소(pol)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DNA
운반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백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제효소 유전자는 살상세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세포내에서
단백질을 소량으로 밖에 만들어내지 못해 주목받지 못했었다.

연구팀은 또 인간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에이즈바이러스 유전자를
억제하는 DNA백신과 복제효소(pol)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DNA 등을 조합해
새로운 성능을 가진 백신을 만들어 낸 것이다.

DNA백신은 원하는 유전자가 포함된 DNA자체를 직접 동물에 투입해 발현된
단백질을 항원으로 사용해 특이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해낸다.

DNA백신은 병원균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살상세포(CTL)를 잘 유도하면서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적어 이상적인 백신으로 알려져있다.

성박사팀이 개발한 DNA백신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안전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순수 DNA만으로 제조됐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이
신속히 이뤄질수 있다.

임상용 시료 생산을 맡은 동아제약측은 프랑스 라이넥 병원 암센터측과
협의해 내년 6월부터 임상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3년후 정도에는 치료용 백신이 상품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 박사는 "이 백신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운반체로
사용했기 때문에 임상실험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며 "치료용 백신을 우선
개발한 후 예방용 백신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감염자는 3천4백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수는 매년 30%씩 급증하고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2005년에는 에이즈 백신에 대한 잠재적
수요자가 약 3억명, 시장규모는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