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 특별검사팀은 29일 오후 5시 자진출두
한 박주선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사직동팀의 "내사결과
보고서"가 유출된 경위를 집중조사했다.

이에 앞서 대검 중수부는 오후2시 신동아그룹 전 부회장 박시언씨를 소환,
내사결과 보고서를 갖게된 경위를 추궁했다.

검찰은 박시언씨에게 보고서 문건을 건네준 김태정 전 검찰총장과 박
전비서관을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별도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대통령에게 보고된 이 문건을 박 전비서관과 김 전총장이 개인적
목적을 위해 제3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신동아그룹의 최순영 전회장측이 구속을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인 혐의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전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 수사 =대검은 박시언씨를 상대로 지난 2월말 김 전총장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복사해간 과정과 보고서를 신동아그룹 비서실에 건넨 이유에 대해
집중조사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지난해 6,7월께부터 김 전총장과 박 전비서관을
여러차례 접촉한 사실에 주목,최 전회장을 위한 구명로비를 벌였는 지를
캐물었다.

박씨는 이날 검찰에 나오면서 "검찰에 출두하면서"란 A4용지 2장짜리
유인물을 통해 "용기를 내 진실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문건공개가)끝없는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는 지름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대로 수사했다면 큰 사건도 아닌 사건을 잘못 처리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는 엄청난 사건으로 만들었다"며 "사정 중추기관
책임자들이 정보를 은폐.조작해 사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은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박씨가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집무실에서 보고서 복사본을 가져간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총장 비서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복사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박 전비서관이 김 전총장에게 보고서를 전달하는 과정에
사직동팀 실무자들이 개입됐는지의 여부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김 전총장이 부인 연정희씨에게 건넨 "조사과 첩보"
문건의 출처도 조사키로 했다.

<>특검 수사 =특검팀은 자진출석한 박 전법무비서관을 상대로 사직동팀의
내사과정과 결과 등을 캐묻는 등 사건의 경위와 함께 축소조작 여부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특히 박 전비서관이 김 전검찰총장에게 보고서를 건네준 목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비서관은 이날 조사에서 "당시 김 전총장의 부인을 둘러싼 의혹과
소문을 알려주기 위해 내사결과 보고서를 선의로 전달한 것일뿐 축소은폐하기
위한 목적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박 전비서관은 특검실에 출두하면서 "특별검사실 출석에 앞서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특검팀이 문건유출 관련자들을 조사한
상황에서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자진출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특검활동시한이 임박한 만큼 연정희씨 등 관련자를 조만간
재소환, 보강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검팀은 라스포사 정일순씨 구속영장이 계속 기각됨에 따라 관련자
13명의 "위증 리스트"만 작성,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다.

<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