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이 쌍용정유 경영권을 9천억원에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측에 넘겼다.

쌍용양회는 보유중인 쌍용정유 지분 28.4%와 쌍용정유 공동경영권을 현금
1천억원과 부채 8천억원 양도 등 총 9천억원에 매각키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쌍용은 이번 정유 매각으로 지난 97년이후 실시해온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마무리,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국내 정유시장은 토종 SK(주)와 외국계 LG칼텍스 현대정유 쌍용정유등
3대업체의 경쟁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 한경 9월15일자 13면 참조

<>매각방식 =쌍용양회 보유 쌍용정유 지분은 쌍용정유가 현금 1천억원과
부채 2천4백억원 인수등 3천4백억원에 우리사주 형식으로 사들이게 된다.

또 공동경영권은 최대주주인 아람코와 프랑스 파리바 은행, 쌍용정유
해외법인인 쌍용인터내셔널 등이 출자한 해외법인 "메리웨더 컴퍼니"가
5천6백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인수한다.

쌍용정유는 국내은행에 특정금전신탁을 설정해 쌍용양회로부터 자사주를
인수하며 자사주 펀드를 만들어 관리할 방침이다.

현금 1천억원및 부채양도 8천억원으로 이뤄진 매각대금 9천억원은 전액
쌍용양회 부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쌍용양회의 부채비율은 이로써 작년말 7백14%에서 2백10%대로 떨어지게
된다.

쌍용정유 공동경영권을 사들인 메리웨더 컴퍼니는 아람코와 파리바은행이
중심이 돼 적절한 인수자를 찾아 경영권을 되팔거나 아람코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측은 부채비율 2백% 달성시한이 연말로 다가옴에 따라 우선 아람코및
파리바 은행측에 정유지분과 공동경영권을 사실상 공탁 형식으로 매각하고
이들이 투자선을 찾게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쌍용 구조조정 마무리 =이번 매각 타결은 쌍용 그룹 전체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룹 전체 평균 부채비율은 4백%대에서 2백%대로 떨어져 신용도가 높아지고
금융 비용도 크게 줄일수 있을 것으로 쌍용측은 기대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부수적으로 동해공장을 헐값에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마지막 남은 관건은 쌍용양회 한 사업부로 돼 있는 용평리조트를 별도법인화
시킨 다음 외국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분사작업.

쌍용양회는 금년중 부채 비율을 1백%대로 낮추기 위해 현재 몇몇 외국업체들
과 투자유치를 위한 협상을 추진중이며 3억달러 가량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은 이번 정유지분 매각으로 지난 2년간에 걸친 구조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은 지난 97년 10월 쌍용제지를 매각한데 이어 98년 쌍용자동차,
쌍용투자증권 등을 팔았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의 경영상태도 채권단
출자전환과 금융조건 완화, 국내 건설경기 회복 등으로 호전돼 최근 워크아웃
졸업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쌍용은 소개했다.

쌍용은 앞으로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건설 무역 정보통신 중공업 보험 등에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유시장 재편 =쌍용정유 경영권이 아람코로 넘어감에 따라 국내 정유시장
은 토종 SK(주)대 외자계 3개 기업의 구도로 재편됐다.

쌍용외에 현대정유가 아랍에미리트 국영회사인 IPI사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LG칼텍스정유는 미국 칼텍스가 50% 지분을 갖고있다.

그동안 휘발유 품질전쟁, 가격경쟁을 주도했던 쌍용정유가 아람코로
넘어감에 따라 앞으로 국내 정유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