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가 작다, 여건이 안좋다, 스윙이 이상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여성골퍼들이 있다면 김미현(22.한별텔레콤)을
바라보면 된다.

김은 1백53cm의 단신임에도 세계 정상정복에 성공했다.

국내대회를 일찌감치 석권한 김은 한푼 두푼 모은 국내상금을 들고 낯선 땅
미국으로 건너가 도전을 시작했다.

미국생활 초창기는 패밀리 비즈니스형태의 최악 여건.

거기에 김의 스윙은 존 데일리 버금가는 오버스윙이다.

사람들은 "국내무대에선 통했을지 몰라도 그녀 스윙은 몸을 너무 쓰기 때문
에 미국무대에선 탈이 나기 쉽고 기복도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랴.

김은 스윙에 대한 질문에 항상 덤덤했다.

내심으론 "내 체격조건에 맞는 스윙일 뿐으로 어느정도 거리를 보장받기
위해선 이같은 스윙이 최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 이상을 전제로 한국의 여성골퍼들이 "김미현 골프"로부터 전달받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선 클럽선택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이다.

클럽 다루기가 벅차다는 여성들은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

키 작은 골퍼들이 장타를 내기 위해선 긴 클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김미현도 45인치 이상의 드라이버를 쓴다.

"내 키에 긴 클럽을 어떻게?"라는 의구심보다는 오히려 적극적 마인드로
클럽을 선택한다.

여성골퍼중에는 가볍고 나긋나긋한 샤프트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클럽으로는 기량향상에 한계가 있다.

아마추어 여성들중에도 레귤러 샤프트의 남자클럽 사용자가 의외로 많음을
알아야 한다.

클럽선택부터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의 미국행은 "세계무대 도전"이라는 구체적 선택을 한 것.

이는 당초의 야망이 커야 한다는 의미이다.

당신도 마찬가지.

"여자니까 1백타면 족하다"고 생각하면 만년 1백타다.

그러니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

싱글 핸디캡도 좋고 80대 중반도 좋다.

실제 여성골퍼들도 80대 중반까지는 얼마든지 칠수 있다.

인간이 해서 안되는 일이 어디 있는가.

-여성 골퍼들중에는 스윙을 살살 그리는데 그치는 "립스틱 스윙"도 많다.

그들은 어쩌면 지나치게 "멋진 스윙"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김미현 스윙은 이상한 스윙이 아니라 그녀만의 스윙.

자신의 체격이나 체력, 습성을 감안해서 가장 효율적 스윙이 무엇인가를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남의 눈 의식하지 말고 자신있게 스윙해주면 된다.

최고의 스윙은 언제나 스코어를 줄이는 스윙이다.

-"작지만 당차게" 경기를 벌이는 김미현 이미지를 간직하며 플레이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듯.

드라이버샷이나 퍼팅할 때 "김이라면 어떤 생각으로 이 샷을 했을까" 자문해
보면 당신 골프도 한층 단단히 변할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