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들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33.58포인트나 하락, 900선이 무너지며 873.70에
마감됐다.

지수가 900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상장사들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발표와 외국인들의 선물매수
영향으로 장초반 2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수익증권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기관들이 매도물량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돼 시간이 흐를수록 힘을 잃는 모습이었다.

900선이 붕괴되면서 개인투자가들도 매도에 가세, 오후장들어 급락세로
기울었다.

현대증권 박영철시황팀장은 "대우사태의 해결방안이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경제전반에 대한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량은 2억7천86만주,거래대금은 3조8천억원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91개를 포함한 1백90개였으며 6백76개(하한가 63개)
종목이 내렸다.


<>특징주 =우선주의 초강세가 이어졌다.

상한가종목 91개중 73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그러나 블루칩은 기관들의 매도공세로 약세를 면치못했다.

싯가총액 상위 20위 종목중에 한전과 현대차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대우그룹주는 해외채권 처리 문제가 부각되면서 11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재벌그룹에 대한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영향으로
LG그룹계열사 전종목이 하락하고 삼성그룹계열사도 삼성중공업1우만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또 투신자금의 환매로 증권사의 수익기반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증권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진단 =증시환경이나 재료로 볼때 당분간 추가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수익증권 환매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수반등을 붙잡는 가장 큰 요소로
지적됐다.

대우증권 이영원 대리는 "지수가 880을 넘었을 때 뭉칫돈이 주식형 수익증권
으로 들어왔으나 지수하락으로 이 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며 "지수가
반등하는 것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