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볕이 대지를 달군다.

중복을 앞두고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죽죽 흘러 내린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도 효과가 없다.

삼복지간에는 우리 조상들이 즐겨 애용했던 대나무 피서법을 써보자.

옛부터 대나무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데 이용돼 왔다.

따가운 햇살을 부드럽게 걸러주고 바람은 시원하게 스며들게 해줬던 시골집
대청마루의 대나무 발, 누우면 땀을 가시게 해주는 대자리, 대나무 부채
등은 선조들이 여름 한철을 넘기는데 이용했던 생활 필수품이었다.

고려화학의 전혜린(디자이너)씨는 "대나무를 잘 활용하면 자연스런 멋과
시원함을 함께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실내 인테리어로도 제격"이라고 권했다.

곧게 뻗어 시각적 효과도 좋고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는 대나무 제품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쫓아보자.

<> 대나무 인테리어

우선 여름에는 무엇보다 실내 공간을 간결하게 유지해야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수 있다.

공간의 색상은 화이트나 아이보리 컬러가 적당하다.

옅은 색은 벽과 바닥을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거실에는 꼭 필요한 물건만 놓아 두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과감하게
치워 둔다.

여의치 않을 경우 되도록이면 가구를 낮게 배치하는게 좋다.

그래야 공간이 간결해 보인다.

그 다음에는 벽을 하얗게 연출하고 소파에 하얀 패브릭으로 슬립 커버를
씌워 두면 화이트 컬러의 상쾌함을 느낄수 있다.

공간을 화이트 톤으로 연출한 뒤 거실 바닥에 시원한 촉감의 대자리를 깔면
제격이다.

블루컬러의 마나 삼베같은 소재의 매트를 깔고 방석을 배치한다.

이 때 대자리나 매트는 아무런 무늬가 없는 민자가 잘 어울린다.

대자리 크기는 중간 사이즈가 적당하다.

창에는 늘어지는 커튼 대신 산뜻한 대나무 발을 드리워 한여름의 햇살을
중화시키는게 포인트다.

대나무 발은 여름철 외에도 사계절 이용할 수 있다.

대나무 발만으로 싫증이 난다면 기다란 대나무에 투명한 구슬을 꿰어
일렬로 걸면 훌륭한 장식이 된다.

침대위에 캐노피처럼 천장에 매달아 연출하는 방법도 있다.

식탁에도 대나무 소재의 그릇이나 테이블 매트를 깔아 시원한 정취를 맛볼
수 있다.

대나무로 짠 까슬까슬한 매트 위에 시원한 냉면이나 콩국수를 놓고 먹는다면
절로 맛이 더해질 것이다.

그리고 푸른 개운죽 몇개를 엮어 식탁 가운데 센터피스로 장식하거나
투명한 유리병에 꽂아 장식하면 청량감을 마음껏 느낄수 있다.

<> 대나무 용품

대자리는 시원하고 물걸레질만으로도 세탁할 수 있어 여름 카펫으로 제격
이다.

대나무 자리는 세가지로 구분된다.

줄로 엮고 뒤에 천을 대어 만든게 가장 일반적이다.

이런 대자리는 천을 덧대어 놓았기 때문에 사람이 움직여도 밀리지 않고
마루나 장판에 흠이 나지 않는다.

대나무를 일일이 붙여 만든 제품은 다루기에 편하나 가격이 좀 비싼게 흠.

마지막으로 줄과 대나무만을 연결시켜 만든 제품은 세탁이 쉬워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사용하기 적당하다.

요즘에는 대나무로 만든 침대자리도 따로 나와 있다.

원산지는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대나무 제품 가격은 대나무 쪽이 좁고 두께가 얇을수록 비싸다.

올 여름에는 대나무를 전통 숯가마에서 완전 탄화시켜 대나무통 숯으로
만든 소품이 인기다.

대나무 통숯은 장식 가습기 전자파차단및 냄새제거용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집안에 놓아두면 맑은 공기를 뿜어 주고 장식효과도 뛰어나다.

이밖에 개운죽 대나무부채 대나무시트지 등 대나무를 이용한 많은 생활용품
이 있다.

개운죽은 행운을 열어주는 대나무 분재다.

대나무 시트지는 유리창에 장식이나 보호용으로 부착시키는 것으로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등공예 제품과 대나무를 섞어 만드는게 유행이다.

대나무의 튼튼한 장점을 살려 조화를 꽂는 바구니를 만들때 많이 이용된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도움말=고려화학 전혜린 디자이너,
한솔서플라이 성태경 디자이너 ]

<> 알뜰구매 / 손질요령 <>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거의 대제품 전문 매장을
운영중이다.

뉴코아백화점 서울점(530-5686)과 삼성플라자 분당점(0342-780-8369) 등
상당수 백화점과 TV홈쇼핑 등에서는 할인판매도 실시중이어서 쇼핑정보를
잘만 챙기면 질좋은 대제품을 싼 값에 장만할 수 있다.

대자리를 살 때는 두께가 얇은 것을 골라야 한다.

값은 비싸지만 튼튼하고 사용할수록 감촉이 좋아진다.

국내산의 대부분은 담양산이다.

대자리의 경우 가격이 10만원 이하일 경우 중국산으로 보면 된다.

대자리는 노란색이 강하면서 윤기가 흐르는게 좋은 제품이다.

제품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니스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광택이 나는 것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대자리나 화문석은 평소 바닥에 깔고 있을 때는 물과 식초를 7대 3 비율로
섞어 깨끗한 천이나 걸레로 닦아주면 된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일단 걸레로 깨끗이 닦고 물기를 완전히 없앤다.

그 다음에 신문지로 전체를 덮어 케이스에 보관한다.

세워서 보관하면 형태가 변형되거나 결이 꺾어져 망가질 수 있다.

반드시 습기가 없고 그늘진 곳에 눕혀서 보관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