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더 이상 낭만과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자원고갈로부터 인류를 구원해 줄 마지막 자산이다.

무한한 생명력과 잠재력을 가진 새 천년의 정복대상이다.

그래서 다음 세기엔 "누가 먼저 바다를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가 경쟁력을
가름한다.

선진국들이 바다 연구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풍부한 바다 자원 =바다는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한다.

여기서 나오는 자원의 종류는 육지와 비교가 안된다.

크게 분류하면 물질 자원과 공간 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물질자원중 가장 친근한 것은 생물자원.

어류와 해조류 등 먹거리를 일컫는다.

해양생물은 총 30만여종.

육지에 비해 7배나 많다.

동식물의 80%가 바다에 살고 있다.

전세계의 어류생산 잠재력은 최대 9억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조류의 생산량은 연간 2천만t에 달한다.

단순히 먹거리로 그치지 않는다.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해조류 광합성 기술, 유전자 조작을 통한 유용물질
생산이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공업용이나 의약품 원료로 쓰기 위한 시도다.

비생물자원도 엄청나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말할 것도 없고 금 주석 망간 니켈
코발트 등의 광물자원이 널려 있다.

더군다나 바닷속의 광산은 아직 처녀지나 다름없다.

무궁무진한 개발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바다는 공간 그 자체가 자원이기도 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바다를 "활동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관광시설 뿐이 아니다.

바다에 공항도 건설하고 호텔도 짓고 있다.

창고와 주택도 들어선다.

수심이 얕은 연안이나 섬과 섬 사이는 벌써 "땅"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바다 위 뿐이 아니다.

바닷 속도 개발대상이다.

"제2의 국토 공간"인 셈이다.

<> 바다는 고부가가치산업의 터전 ="바다 산업"은 끝이 없다.

과거엔 수산물을 잡고 기르는 정도였다.

좀더 발전한 게 운송이다.

부두를 지어 해상화물을 나르고 저장하는 데 활용했다.

이젠 광물 자원을 캐고 해양공간을 개발하는 데 까지 이르렀다.

조력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도 새로운 바다산업의 영역이다.

미국이 가장 앞선 나라다.

해저석유개발과 해저광업 해양과학탐사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과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은 북해의 해저석유 개발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함으로써 해양산업을
성장시켰다.

이로인해 영국은 해운항만관리 조력발전 해양토목건설 등 서비스 부문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조선과 해양구조물 제조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수산물과 관련된 생물공학기술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에비해 한국의 해양산업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90년대 들어 항만물동량이 매년 12%이상 급증하고 있지만 항만시설 확보율은
68%에 그치고 있다.

국제적인 해상 중계무역항으로 자리잡은 싱가포르는 항만시설 확보율이
2백%에 달한다.

해운업도 높은 선원임금과 비싼 금융비용으로 힘을 잃고 있다.

수산업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한때 세계적인 황금어장으로 꼽혔던 한반도 주변 어장은 "싹쓸이"로 황폐화
되고 있다.

"바다의 날"을 네번 째 맞지만 바다는 별로 가까와진 것 같지 않다.

< 강창동 기자 cd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