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임직원들에게 주는 스톡옵션으로 인해 회계장부상의
비용보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백%이상의 비용을 더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월가 증권회사인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은 2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미국 은행들의 경우 최고경영자 등에 대한 스톡옵션의 남발로 실제 지출
비용이 장부상의 비용보다 5-36%가량 더 많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미국은행들의 실제 순익은 공식 발표액수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가 47개 미국 유수 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8회계연도
(97년10월 ~98년9월)중 스톡옵션에 따른 비용 부담을 회계에 포함할 경우
임페리얼 뱅코프의 순익은 36% 줄어든다.

또 시티그룹과 J.P.모건은 각각 10%및 6%씩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의 마이클 메이요 전문위원은 "은행은 물론 상당
수 업종의 기업들이 앞다퉈 스톡옵션 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의 상당부분이 증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책임자인 그는 "현재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스톡옵션 비용을
공식 손익계산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월가 전문가들은 스톡옵션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하이테크 기업들을 조사할 경우 숨겨진 스톡옵션 비용이 회계장부상에 기록된
비용과 같거나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스톡옵션 비용이 회계상 비용의 1백%이상이 되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스톡옵션의 최대 수혜자인 최고경영자 등 고위 임원들은 이
제도야말로 미국 경제가 구가하고 있는 장기 호황의 견인차 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거액의 스톡옵션 수입에 따른 납세 규모도 만만치 않아 미국정부의 재정
수지를 흑자로 돌려놓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요 전문위원은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이 증시 호황에 편승해 스톡 옵션
을 남발함으로써 무능한 임직원들까지도 거액의 불로소득을 챙기고 있다"며
기업회계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