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와 외국인이 "황소(매수세)와 곰(매도세)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투신사들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팔자"
공세로 팽팽히 맞서 있다.

지난달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월하순 이후 지난달까지 외국인과 투신사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쌍끌이 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투신사만 외롭게 장을 끌어가는 "외끌이 장세"로
바뀌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엔화약세가 최대 변수이긴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매수우위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은
편이다.

<>외국인과 투신사의 매매동향 =외국인들은 지난 20일부터 4일연속 순매도
했다.

이 기간동안 순매도한 금액은 2천2백58억원.

20일에 6백24억9천만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판데 이어 21일과 24일에도 각각
6백39억1천만원과 1백15억7천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가 소폭 오른 25일에도 8백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비해 투신사들의 매수세는 꾸준하다.

투신사는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7일동안 6천1백33억3천만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외국인의 4일연속 순매도를 가볍게 받아 넘기면서 8백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접전 배경 =외국인들이 4일째 순매도를 이어간 가장 큰 요인은 엔화약세다

외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엔화약세다.

지난주 한때 달러당 1백25.70엔까지 하락한 엔화가치는 이날 1백22엔대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외국인들은 주식을 순매도했다.

강성모 동원경제연구소 시황팀장은 "외국인들은 엔달러환율의 당일 시세보다
는 중장기 움직임을 주시한다"며 "엔화가 여전히 약세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외국인들의 매수 의지를 꺾고 있으며 엔화움직임이 외국인의 태도를
가름할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의 움직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주 아르헨티나가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바꿀 것이란 얘기가 흘러
나오면서 브라질 멕시코등 남미는 물론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와함께 "한통DR을 인수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처분한 것도 상당한 요인
(김석한 새턴투자자문대표)"로 꼽힌다.

이에비해 투신사의 지속적 매수세는 풍부한 자금유입이 가장 큰 요인이다.

주식형 수익증권은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3조7천27억원 증가했다.

또 주가 690선을 지지선으로 보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데다 시장금리도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 매수의지를 이어가게 하고 있다.

<>향후 전망 =외국인들이 마냥 순매도 자세를 취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장인환 현대투신펀드매니저는 "24억달러를 발행한 한통DR에 약 1백억달러가
몰렸다"며 "이로 미뤄 볼 때 이번주 후반부터는 순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브 마빈 자딘플레밍증권이사도 "주가가 앞으로 몇주동안 추가적인 약세
를 보일 전망이지만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어느 정도 조정기를
거치면 외국인도 순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