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이 만기 1백년짜리 신주인수권부채권(BW) 3조2천억원어치를 발행
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채권 만기는 길어야 10년이었다.

세종증권은 이 채권의 만기를 왜 그렇게 길게 잡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만기가 길면 길수록 할인률이 높아져 투자자들에게 싼 값에 사게할 수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될 BW는 전환가격 1만5천원에 액면금액은 10만원이다.

표면이자율이 4.71%로 1백년간 할인하면 1천원에 불과하다.

1천원으로 10만원짜리 BW를 사면 세종증권 주식 6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는 얘기다.

만기도 표면상으로는 1백년이지만 실제로는 5년이라고 할 수 있다.

발행후 세종증권 주가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인 1만5천원을 넘을 때는
주식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5년이 지날 때까지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 경우엔 세종증권이
"콜옵션"을 행사해 모두 사들여 소멸시킬 방침이어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만기는 5년이다.

"1백년" 아이디어는 김형진 세종증권 회장에게서 나왔다.

김회장은 "이번 BW발행으로 회사에 직접 들어오는 돈은 3백2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사가격이 1만5천원으로 현재주가보다 높으나 가격변동성등을
감안한 이론가격(2만7천원)보다는 낮다"며 "주주에게만 배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론가격보다 낮게 발행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또 "이번 BW가 모두 팔리지 않을 경우엔 세종증권이 인수해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나누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