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첨단 경영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재무 회계 마케팅 인사 의사결정 등 경영의 각 분야에서 고루 적용
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일맥상통하는 기법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각 사가 개발한 독특한 기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공통점은 투명성 객관성 공정성이며 효율극대화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팝코전주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성적 평가에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s, Tax, Depreciation,Amortization.지급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공제전 이익) 개념을 도입했다.

국내 기업들이 주로 세전당기순이익을 경영성적 평가기준으로 채택하는
것과는 다르다.

세전이익에서 지급이자 감가상각비를 뺀 상태의 이익을 평가하는 것이다.

까닭은 이렇다.

이자나 감가상각비는 투자와 연결된 사항이고 투자는 최고경영자가 결정
하는게 아니라 이사회 결의사항인 만큼 최고경영자를 평가하는 잣대로는
부적절하다는 것.

특히 감가상각비는 상법이나 회계기준내에서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이익을
가감할 소지가 있어 제외한 것이다.

경영자가 책임질 수 있는 성과만을 토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얘기다.

또 대다수 외국기업들은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의사결정과 집행의 분리를 뜻한다.

대규모 투자나 새로운 사업진출과 같은 중대한 사항은 예외없이 이사회가
결정한다.

이사진 구성이 공정하고 이사들이 동등한 자격을 갖고 있어 민주적으로
결정된다.

반면 한국기업은 요즘은 많이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최고경영자 독단으로
의사가 결정되고 시행되는 예가 많다.

마케팅 기법은 더욱 다양하다.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한 판매촉진 활동뿐 아니라 소비자 의견을 들어
신제품기획 생산 품질관리 유통에서 애프터서비스까지 관리하는 토털마케팅
개념이다.

이중 출발점은 소비자욕구 조사.

대다수 외국기업은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한다.

모든 전략은 세밀한 시장 조사를 토대로 이뤄지며 동시에 소비자를 리드
하는 제품 개발로 연결된다.

인사에서는 정기공채 대신 수시로 필요인원을 뽑는 방식을 대부분 채택하고
있다.

경직된 인력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월급제 대신 연봉제와 인센티브제를 선호한다.

능력껏 대우한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좋은 대우를 받지만 반대의 경우는 언제든지 퇴장할
준비를 해야 한다.

외국계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중간 간부인 C씨는 "매달 실시되는 개인별
수익률 평가에서 목표수익률에 미달할 때는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밝힌다.

또 해고 통보를 받으면 10초 이내에 사내 보안요원이 따라붙어 회사 기물에
일절 손을 못대게 한다.

컴퓨터 자료의 파괴나 절취를 막기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찌보면 인간성 말살의 표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파일을 파괴하면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